개헌, 지금은 아니다..'제왕'이 되려는 자, 이재명, 무신불립(無信不立) [유재광의 여의대로 108]

    작성 : 2025-04-08 13:59:40 수정 : 2025-04-08 14:09:50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KBC 광주방송 서울광역방송센터가 위치한 '파크원'의 도로명 주소입니다. 정치권 돌아가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 이에 대한 느낌과 단상을 진솔하고 가감 없이 전하고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재명 "개헌 필요하지만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적당히 넘어갈 생각 말길"
    ▲ 회의장 들어서는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개헌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조기대선-권력구조 개편 개헌 동시 국민투표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개헌 이야기, 지금 또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은 정말 내란 종식이 먼저다. 우선은 내란 종식에 좀 집중해 줬으면 좋겠다"는 게 이 대표의 말입니다.

    "더 나은 민주주의도 중요하지만 내란 극복이 훨씬 더 중요한 과제다. 개헌으로 적당히 넘어가려는 생각을 국민의힘이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했습니다.

    개헌 이야기, 지금 또 하고 있다. 듣기 따라서, 왜 한 말 또 하고 또 하냐. 귀찮다. 그만 해라. 하지 마라. 그런 뉘앙스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개헌으로 적당히 넘어가려는 생각을 국민의힘이 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과 이어서 보면 더 부정적으로 들리고 느껴집니다.

    개헌 얘기는 곧 내란 종식 방해. 그런 정도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시계를 2022년 장미대선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이재명, 대선 10대 공약에 '4년 중임제' 등 개헌.."5년 단임제 수명 다해"
    그해 2월 11일 이재명 대선후보는 10대 대선 공약을 발표하면서 '민주사회를 위한 정치와 사법개혁' 공약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당선되면 대통령 임기를 1년 단축하겠다고도 했습니다.

    ▲ 지난 2023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2023년 1월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이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감사원 국회 이관 등을 반영한 민주당 자체 개헌안을 2023년 3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이미 수명을 다했다"며 "충분한 숙의를 통해 개헌안을 도출하고 내년 총선에서 국민투표로 개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제시했습니다.

    불과 2년 전입니다.

    시계를 더 돌려 성남시장 시절인 2016년으로 가보면,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 시장은 개헌에 대해 "한국 사회의 70년간 누적된 불평등을 뜯어고칠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의 개헌 얘기가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어제오늘 소신도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개헌, 한국 사회 불평등 뜯어고칠 기회"→ "국론 분열만"..입장, 180도 바뀌어
    "대통령 4년 중임제, 감사원 국회 이관, 국무총리 추천제, 결선투표제, 자치분권 강화, 국민 기본권 강화, 이런 것들은 매우 논쟁의 여지가 커서 실제로 결과는 못 내면서 논쟁만 격화되는, 어쩌면 국론 분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대선 10대 공약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을 내건 이재명과, 이런 것들은 논쟁의 여지가 크다는 이재명.

    결선투표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등을 마련하겠다는 이재명과 이런 것들은 국론 분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이재명.

    앞의 이재명과 뒤의 이재명은 같은 사람입니까, 다른 사람입니까. 같은 이재명입니까, 다른 이재명입니까.

    다르다면 왜 다른 겁니까. 그때는 맞고 지금은 아니다. 틀리다. 왜, 뭐가 달라진 겁니까. 다들 알고 있지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원식 "개헌, 여야 지도부와 공감대"..정대철 "이재명, 권력구조 개헌 용의 있다 말해"
    ▲ 지난 6일 개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우원식 국회의장 [연합뉴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조기대선과 권력구조 개편 개선 동시 국민투표 실시 촉구 기자회견을 하면서 "여야 지도부와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습니다.

    여야 지도부. 개헌안 국회 통과의 키를 쥐고 있는 이재명 대표를 빼고 '여야 지도부와 공감대'를 말하진 않았을 겁니다.

    정대철 헌정회 회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3일 이 대표와 통화했는데 권력구조에 국한한 '원포인트' 개헌 용의가 있다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대표가 '책임총리제'와 '연성헌법' 개헌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조기대선과 (개헌) 국민투표를 같이 해서 이번에 개헌을 하자'고 제안하니 (이 대표가) '네'라고 답했다"는 게 정대철 헌정회장의 전언입니다.

    대화가 상당히 구체적이고, 무엇보다 헌정회장 쯤 되는 사람이 이런 중차대한 일에 듣지 않은 얘기를 들었다고 할 리는 전혀 없다고 봐야합니다.

    정대철 헌정회장 말이 사실이라면, 불과 사나흘 사이에 이 대표의 말과 태도가 달라진 겁니다.
    ◇이재명 "5·18 정신 정도는 곧바로 처리할 수 있어"..권력구조 개헌, 안 하는가 못 하는가
    그래서, 어제 최고위원회의 이 대표 모두발언을 보면, "5·18 정신, 그리고 계엄 요건 강화 정도는 국민투표법이 개정이 돼서 현실적으로 개헌이 가능하다면 곧바로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완전 안 되거나 안 한다는 말은 또 아닌데, 약간 이른바 면피성 발언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 대표 말에 따르더라도, 일단 마음먹고 하면 개헌을 할 물리적 시간이 안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가능합니다.

    지난 20년 가까이 권력구조 개편 개헌 논의가 축적돼 왔고, 여러 개헌안들도 다 나와 있습니다.

    사실상 어떻게 권력구조를 개편할 건지, 어떤 개헌안을 선택할 건지 여야가 협의해서 고르기만 하면 된다는 얘기입니다.

    시간이 부족하다. 없다는 주장이 그렇게 설득력 있어 보이진 않는 이유입니다.
    ◇개헌하면 내란 종식 방해?..이해 어려워
    개헌 논의와 내란 종식을 병치시켜서 자꾸 대립되는 개념으로 놓는 것도 그렇게 설득력 있어 보이진 않습니다.

    이 대표 말에 따르더라도. "한국 사회의 70년간 누적된 불평등을 뜯어고칠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개헌이 왜 내란 종식과 대립되는 것인지, 어떻게 내란 종식에 방해가 된다는 건지, 이해가 어렵습니다.

    내란종식.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파면됐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내란 우두머리 형사재판을 받고 사형 또는 무기징역 선고를 받고 감옥에 들어가야 내란 종식이라고 해도.

    아예 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듯, 내란 동조 세력 국민의힘을 완전 해산해야 내란 종식이라고 해도.

    개헌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전 대통령 형사재판과 국민의힘 위헌정당해산심판과 무슨 연관이 있고, 방해가 된다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비유가 좀 그렇지만 짜장면 먹는다고 탕수육, 군만두 못 먹는 것 아닌데. 같이 먹을 수 있는데. 무조건 지금은 '짜장면만' 먹어야 한다고 외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대통령 임기단축 논란 때문인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임기 단축 없이 개헌 가능..'제왕적 대통령' 꿈꾸는가
    국민의힘에서야 다음 총선에 맞춰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그 다음 대통령부터 4년 중임제를 적용하자고 주장할 순 있지만, 민주당이, 대통령 5년 임기 다 채우고 2030년 6월 지방선거에 맞추면 그만입니다.

    더 나아가 다음 대통령부터 바로 4년 중임제 적용하자고 하면, 이 대표는 경우에 따라 8년 대통령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임기 이슈도 아닌 것 같고. 남는 건 딱 하나. 무소불위 제왕적 대통령 권한 분산입니다.

    권력구조 개편 개헌의 요체와 핵심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 분산인데, 그게 싫은 건가, 행정권과 입법권을 한손에 다 틀어쥔 무소불위 제왕적 대통령을 하고 싶은 건가, 어쩔 수 없이 그런 의심과 생각이 듭니다.

    그게 아니라면 다른 뭘로 설명을 하고 이해를 해야 할까요.
    ◇무신불립(無信不立), 믿음 없이는 존립할 수 없어..사람도 정치도 마찬가지
    ▲ 생각에 잠긴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무신불립(無信不立).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 했습니다. 국가도 개인도, 천하의 이재명도 마찬가지 아닐까 합니다.

    기왕에 5·18 정신 헌법전문 게재 개헌이 가능하다면, 권력구조 개편 같은 다른 오래된 숙원 사안들도 대승적으로 논의, 협의해 같이 하는 건 어떤가 합니다.

    이 대표 스스로 여러 차례, 본인이 하겠다고 했는데, 할 수 있는데. 지금은 아니다, 안 하겠다 하는 건, 뭔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공자가 <논어> '안연' 편에서 국가와 정치에 대해서 한 말을 드립니다.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존립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백성의 믿음을 잃는 건 다 잃는 겁니다.

    다 잃지 않기를 진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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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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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언
      박상언 2025-04-08 16:15:33
      기레기야!! 이러니 니네는 기레기 소리 듣는거여..
      니놈은 산불끄고 잔불초리도 안하고 나무 심니? 윤석열이한테는 무서워서 말한마디 못하던 인간이 민주당은 만만허니 막 씹어대는겨? 개헌 안하자는 것도아니고 시간의 문제라는데..
      니네같은 언론이 광주방송이라니. 참 허탈하구아.
      호남분들도 이런 쓰레기 언론은 보지도 듣지도 마시기를!!
    • 김종열
      김종열 2025-04-08 15:44:26
      유재광 기자님 빨간당에서 딴지 걸때 쓴 소리 한번해보시지요...너무 선택적 까기를 하시네요, 세계사에 없었던 윤정부 내란 사태를 마무리 하자고 문제해결 대안제시 하시고 다음에 까도 까야 하는거 아닌가요..
      기자의 자격이 있나 의심스럽네요.
    • lee~^
      lee~^ 2025-04-08 15:08:16
      윤석열이한테는 찍소리도 못내는 기자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내란국민의힘이랑 어찌 나라의 중요한 개헌을 논할수 있단 말인가 세상이 미쳐가닌까 정상적인사람을 찾을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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