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재판, 지하 입정 '특혜'..'내란'이 벼슬인가, 아직도 '왕' 노릇, 역천자망(逆天者亡)[유재광의 여의대로 108]

    작성 : 2025-04-12 13:49:33 수정 : 2025-04-12 14:18:53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KBC 광주방송 서울광역방송센터가 위치한 '파크원'의 도로명 주소입니다. 정치권 돌아가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 이에 대한 느낌과 단상을 진솔하고 가감 없이 전하고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 尹, '내란 우두머리' 재판..지하주차장 통해 바로 법정으로, 특혜 논란
    ▲ 손 흔들며 관저 나서는 윤 전 대통령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통상 다른 피고인들과는 달리 법원 지하주차장을 통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법정으로 올라갑니다.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방호 업무를 맡고 있는 서울고법은 "14일 윤 대통령 재판에서 차량을 이용해 법원 지하주차장을 통해 법원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11일 밝혔습니다.

    나갈 때도 지하주차장을 통해 바로 나갑니다.

    이와 관련 법원 관계자는 언론에 "윤 전 대통령이 내부 통로를 거쳐 엘리베이터를 타고 법정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피고인이 지하주차장을 통해서 법원에 출석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대통령실 경호처 요청을 법원이 수용한 건데,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여타 다른 피고인들과는 달리 법원 건물 밖에선 모습을 안 보여도 되고, 기자들이 달라붙어 쫓아가며 질문 공세를 퍼붓는 익숙한 장면도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특혜가 아닌 청사 방호 차원의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청사 방호 차원의 결정. 그런데. 그런 궁금함이 듭니다. 
    ◇ 법원, 청사 방호 안전 차원 결정..'흉기 피습' 이재명 재판은?
    윤 전 대통령이 통상 다른 피고인처럼, 가령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처럼, 차에서 내려 법원에 걸어 들어가면, 그게 왜 청사 방호에 문제가 될까요.

    법원은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설명도 하는데. 같은 질문. 윤 전 대통령이 1층으로 걸어 들어가면 윤 대통령이나 법원 안전에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요.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이 열렸던 지난 2월 2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법원은 11일 오후부터 윤 전 대통령 첫 재판이 있는 14일 자정까지 법원 공용차량 등 필수업무 차량을 제외한 일반차량의 청사 출입을 전면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소송 당사자나 변호사 차량도 예외 없이 이 기간 법원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법원은 또 일부 진·출입로는 폐쇄하고 취재진도 사전에 촬영을 허가한 구역에서만 촬영을 허가하는 등 보안과 검색을 크게 강화합니다.

    법원 출입구 앞에서 소지품 검사 등을 실시해 시위 용품을 포함해 조금이라도 위험하거나 이상한 게 나오면 경내 출입을 불허한다고 합니다.

    법원 안에서 찬반 세력들이 부딪치거나 위해를 가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위협이나 테러 가능성 같은 걸 놓고 보면 이재명 전 대표도 절대 만만치 않고, 실제 테러를 당하기도 했는데. 그런 이 전 대표도 재판 나갈 때마다 1층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윤 전 대통령은 1층으로 들어간다고 방호나 안전에 어떤 문제가 생긴다는 건지, 무슨 차이가 있는 건지, 차이가 있기는 있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뭐랄까, 안 보이게 빼돌리는 그런 느낌이 적지 않게 듭니다.

    재판받았던 다른 대통령과의 형평성도 그렇습니다. 다른 어떤 대통령도 지하주차장을 통해 법정에 들어간 경우는, 없었습니다.
    ◇ 박근혜-이명박도 지상 출입구로..피고인 지하주차장 입정, 尹이 '유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파면된 이후 열린 법원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온갖 언론에 둘러싸여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지상 출입구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구속된 이후 재판에 나올 때마다 법무부 구치소 차량을 타고 와 걸어서 법정으로 들어갔고. 그때마다 올림머리를 했네, 마네 등 온갖 일종의 수모와 논란을 받았습니다.

    이와 관련 법원 관계자는 "첫 공판 기일이자 탄핵 직후라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며 "구속 피고인이었던 박 전 대통령과 불구속 피고인인 윤 전 대통령은 다르다"고 설명합니다.

    ▲ 2017년 3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탄핵은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당한 거고, 탄핵 파면당한 게 무슨 벼슬도 아니고, 내란이 벼슬인가, 이런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대번 듭니다.

    '불구속 피고인은 다르다'고 하는데 그럼 다른 불구속 피고인들이 '나도 지하주차장으로 가게 해줘요' 하면 다 받아주겠다는 건지. 당최 이해가 잘 안 갑니다.

    그리고 일반 피고인들은 그렇다 치고. 같은 대통령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비교해도 그렇습니다. 

    ▲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보석으로 풀려났던 이명박 전 대통령도 법원 보석 결정으로 풀려난 뒤 열린 첫 재판에서 청사 밖에 차를 대고 내란 다음 30미터가량을 걸어서 청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우리가 먼저 해준 게 아니고 경호처 요청을 수용한 것'이라 항변할 수도 있고. '뭘 그런 거 갖고 그렇게 따지냐, 1층으로 걸어 들어가나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 타고 가나, 그게 뭔 대수냐' 이렇게 물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뭐 그럴 수도 있습니다.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침소봉대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면서도, 그런 생각은 또 어쩔 수 없이 듭니다.
    ◇ 법원, 재판 촬영도 불허..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이명박 다 허가, 尹만 왜?
    이게 다가 아닙니다. 법원은 또 14일 월요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재판에서 법정 내 촬영도 허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방송사들이 국민 알 권리 등 공공의 이익을 이유로 한 촬영 요청을 거부한 건데, 거부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1996년 전두환 노태우 내란 재판 때도 법원은 재판정 촬영을 허가했고.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첫 재판 때도 법원은 촬영을 허가했습니다.

    국민적 관심 등 공공의 이익을 감안하면 설사 당사자 피고인이 촬영을 반대한다 해도 촬영을 허가함으로써 얻는 공공의 이익이 훨씬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법원은 막은 겁니다. 시쳇말로 '꼼짝 마라'입니다. 검찰 법원 우리 사법부는 왜 이렇게 유독, 윤 대통령에게 관대하고 호의적인지.

    이유가 없다면 이상하고 이유가 있다면 수상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런 생각이 들고 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남들은 받지 못하는 '호의'를 계속 받는가. 받을 수 있는가.
    ◇ 구속 일수 시간 산정 구속취소, 석방..尹, 건국 이래 유일무이 '호의' 계속
    멀리 갈 것도 없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됐다가 구속 일수 산정을 일(日), 날짜가 아닌 '시간'으로 계산해 구속취소 결정을 내려준 지귀연 판사 법원.

    그리고 수십 년 형사재판 관행을 다 깨는, 도대체 이해가 안 가는 결정이라면서, 심우정 총장은 계속 '날'로 구속 일수를 계산하라고 지시했으면서도.

    정작 '알았어. 항고 포기' 이러면서 윤 전 대통령을 풀어준 심우정 총장 검찰.

    건국 이후 그 수많은 구속 피고인들 가운데 구속 일수를 시간으로 계산해 구속을 취소하고 풀어준 건국 이래 딱 한 사람. 유일무이한 존재. '윤석열'.

    ▲ 지난 3월 8일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구치소 앞에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걸어가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건국 이래 유일무이한 '호의'.

    그리고 형사재판 피고인이 법원 지하주차장을 통해 법정에 출석하도록 법원이 허가한 것도 이번이 처음, 유례가 없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유례가 없는 일들이, 특이하디 특이한 법원과 검찰의 '호의'가 왜 윤석열 전 대통령에 계속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고 궁금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선 이런 '흉흉한' 예측도 돌고 있습니다.
    ◇ 지귀연, 尹 내란 우두머리 무죄 선고..심우정, 항소 포기..무죄 확정?
    전두환 내란 수괴 재판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내란죄 성립 요건 중 하나인 국헌문란 목적 관련해 '상당 기간' 헌정 질서를 파괴할 목적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때부터 초지일관 "두 시간짜리 내란이 어딨냐. 실패한 계엄이 아니라 일찍 끝난 계엄"이라며 애시당초 국헌문란 목적이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1심 지귀연 재판부가 이걸 받아들여 "2시간은 '상당 기간'이 아니다. 상당 기간 국헌을 문란하게 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는 거 아니냐. 이런 예측입니다.

    더, 진짜 흉흉한 건 그다음입니다.

    ▲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서 최종 의견 진술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1심 무죄 판결문을 받아 든 검찰이 "이게 말이 되냐. 총 든 무장한 군인이 헬기 타고 내려와 국회 창문을 깨고 들어가 국회를 헤집고 다니는 걸 온 국민이 다 봤는데 어떻게 국헌문란 목적이 없다는 거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다"하면서도.

    윤 전 대통령 법원 구속취소 결정에 항고를 포기하고 안 한 것처럼. 이것도 '어 알았어' 하면서 항소를 안 하는 거 아니냐. 그래서 내란 우두머리 무죄가 확정되는 거 아니냐. 그런 예측입니다.

    실제 이런 글들이 온라인에 돌아다니고 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런 일은 당연히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하도 수상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니까 이런 얼토당토않은 '뇌피셜'도 나오고, 진짜 그럴까, 하는 기우가 같이 도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말들이 돌고. 사람들이 '그래 그렇게 될 거야' 혹하거나, 아니면 '진짜?'하고 걱정하거나 하는 자체가 어쩌면 문제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주먹 불끈' 尹 "나라 위한 새길 찾겠다"..'윤 어게인' 함성, 오열
    여기에 위헌 위법 비상계엄으로 헌재에서 재판관 만장일치 파면당하고 사저로 돌아가는 대통령 부부가 지지자들을 향해 그게 뭔진 몰라도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길을 찾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고 기염을 토하고 있고.

    그의 젊은 지지자들은 '사기 탄핵', '윤어게인'을 외치면서 거리를 행진하고 '과잠'을 입고 와서 그를 깊게 안아주며 그 부부의 가는 길을 배웅하고.

    ▲ 11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기 앞서 정문 앞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또 다른 지지자들은 마치 본인들의 임금이라도 잃은 것처럼 관저를 떠나는 대통령 부부를 향해 안타까운 오열을 쏟아내며 손과 태극기, 성조기를 흔들고.

    다 좋은데. 미국 대통령이 온 것도 아니고. 왜 한국 대통령한테 성조기들은 그렇게 흔들어 대는지.

    이거는 남태평양 섬나라에서 2차 대전 당시 미군의 진주와 떠남을 겪으면서 미국을 신이나 구원자로 여기며 숭배하고 기다리는 이른바 '화물신앙'(貨物信仰, cargo cult)의 전형적인 양태인데. 이 얘기는 다른 기회에 다시 하고.
    ◇ 여당 대선 주자들, 폐위된 왕 찾아가 머리 조아려..파렴, 철면, 그로테스크
    암튼 여기에. 대선에 나오겠다는 여당의 유력 정치인들은 파면된, 왕조 시대로 치면 폐위돼 유폐된 왕을 찾아가 '나의 임금이시여' 머리를 조아리고. 윤 전 대통령은 '너의 충정이 갸륵하다'는 식으로 '말씀'을 내리고.

    윤 전 대통령 파면과 내란 종식을 주장하는 쪽에서 보면 무슨 '왕위 귀환'도 아니고.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한 장면이 계속 펼쳐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손바닥에 '王' 자 써서 다니는 분은 그렇다 치고. 수십 년 정치를 했다는 분들이 현실 감각들이 저렇게 없을까 하는 생각과. 다른 한편으론 틈새 생존전략인가. 그럼 나라는 어떻게 되라고? 그런 여러 생각들이 듭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모여서 한쪽에는 근거 없는 불안을, 다른 한쪽엔 거꾸로 '윤어게인'이라는 있을 수 없는 기대를 심어주고 부채질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폐위돼 쫓겨난 왕이 왜 쫓겨났는지 자성과 반성, 속죄는커녕. 잘못도, 수치도, 염치도 없이. '막후 정치' 비슷한 것을 즐기며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어 대는 몰염치, 파렴치, 철면피에 대해선 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 천라지망 역천자망, 망할 자는 반드시 망한다..순리대로, 사필귀정
    다만. 천망회회 소이불실(天綱恢恢 疏而不失). 하늘의 그물은 넓디넓어 성긴 듯 구멍 숭숭 뚫려 보이나 선도 악도 놓치는 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원인과 결과, 인과와 응보. 선한 일도 악한 일도 반드시 그에 합당한 결과가 있는 법입니다.

    그래서 맹자는 순천자존 역천자망(順天者存 逆天者亡) 하늘의 도리를 따르면 살고 거스르면 반드시 망한다고 했습니다.

    순리(順理). 마땅히 이루어질 것은 마땅히 이루어지고, 절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

    재판이든 정치든 대선이든. 이루어질 것은 이루어지고 이루어지지 않을 것은 이루어지지 않고. 순리대로 가리라, 순리대로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 사저로 이동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좋아하고 많이 썼던 단어, 공정과 정의.

    흥할 사람은 흥하고, 망할 사람은 망하고. 잘 될 사람은 잘 되고, 벌받을 사람은 벌받고. 사필귀정. 각자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고 바른 자리를 찾아가는 것.

    공정과 정의가 뭐 대단한 건가, 별거인가 싶습니다. 이런 게 공정, 정의 아닐까 합니다.

    공정과 정의, 순리대로, 역천자망, 사필귀정. '여의대로 108'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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