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탄핵 기각돼도 승복하라고?..계엄과 '강간', 승복, 언어도단[유재광의 여의대로 108]

    작성 : 2025-04-03 14:18:0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KBC 광주방송 서울광역방송센터가 위치한 '파크원'의 도로명 주소입니다. 정치권 돌아가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 이에 대한 느낌과 단상을 진솔하고 가감 없이 전하고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 尹 탄핵심판 선고, 파면이냐 복귀냐..정치권, 때아닌 '승복 논쟁'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파면이냐 기각이냐. 짐 싸서 한남동 공관을 나가느냐, 살아서 용산 집무실로 출근하느냐.

    내일(4일) 드디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헌법재판소 선고가 내려집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과 언론에선 때아닌 '승복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포문을 열고 연일 '승복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는 곳은 국민의힘입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헌재 결정이 어떻게 나든 승복하겠다는 얘기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그런 목소리를 내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연일 이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며 '승복한다 얘기하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우리는 어떤 결론이 나도 승복한다. 민주당도 우리 당 입장에 따르기를 바란다. 승복 입장을 분명히 내라"고 연일 이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보수 언론들도 이 대표 승복 압박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 조선 "어떤 결정 내려지든 '무조건 승복' 해야"..동아 "승복 없는 폭력행사는 짐승"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연합뉴스]

    조선일보는 어제(2일) <尹·李에게 마지막으로 "승복" 선언을 요청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한 데 묶어 "분명한 것은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이것이 갈등과 혼란의 시작이 아니라 끝이 돼야 한다는 사실"이라며 승복 선언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이것이 갈등과 혼란의 시작이 아니라 끝이 돼야 한다. 좋은 말입니다.

    조선일보는 오늘(3일)도 <尹·李 '불복 시위' 바라고 "승복" 선언 안 하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탄핵 찬반을 둘러싼 갈등과 충돌이 임계점에 다다랐다. 그런데도 이 혼란을 수습할 책임이 있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는 아직 '무조건 승복' 뜻을 천명하지 않고 있다"며 '무조건 승복'이라는 단어를 꺼내들고 "오늘이라도 나라를 위해 승복 선언을 하기를 호소한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2차대전 때 제국주의 일본이 곧 망하게 생겼는데도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옥쇄' 의지를 밝히다 원자폭탄 두 발을 맞고 '무조건 항복'을 했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무조건 승복'은 처음 들어봅니다.

    언뜻 '승복 호소인' 이런 것도 생각납니다.

    아무튼 조선일보의 '무조건 승복' 표현은 말에 뼈가 들어있는 듯한데, 이건 잠시 뒤에 다시 보겠습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달부터 <尹 대통령, 李 대표가 직접 "승복" 선언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쓰는 등 꾸준히 '승복'을 얘기하고 있고,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결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승복'을 강조한다는 점에선 대동소이입니다.

    동아일보의 경우엔 사회 원로들의 말을 인용해 "승복 없는 폭력행사는 짐승과 다를 바 없다"고 탄핵 선고 이후 폭력 상황을 상정해 '짐승'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있고, 중앙일보도 <"승복할 건가" 질문엔 답 않고 "승복은 尹이 하라"는 野> 같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대표와 민주당을 꼬집고 있습니다.

    다 좋습니다. 다 좋은데, 2024년 초겨울 멀쩡한 대한민국에 난데없는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대 위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이 '경고용 계엄'이라고 주장하는 건 들어봤어도,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했다는 얘기는 과문한지 보고 들은 바가 없는데. 그러려니. 논의에서 이건 잠시 빼고.

    '승복' 관련해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12일 채널A 유튜브에 나와 "헌재 결정에 승복할 것이냐"는 보수논객 정규재 전 주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 이재명 "당연히 승복"..국힘-조선일보, '승복한다' 했는데도 계속 '승복 선언' 압박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소상공인연합회 민생경제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연히 승복해야 한다. 민주 공화국의 헌법 질서에 따른 결정을 승복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히 승복해야 한다. '승복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뭘 더 승복한다고 하라는 건지. 국민의힘과 조선일보 등 보수 신문들이 '승복한다 얘기하라'고 이 대표를 계속 몰아붙이는 이 이상한 압박 상황이 잘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승복해야 한다'는 됐고, 빨리 '승복한다' 얘기해. 얘기하라니까. 이러고 있는 건데. 이건 난독증도 아니고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 '맹구'도 아니고. '승복해야 한다'와 '승복할 거다. 승복한다'는 다르다는 건지, 뭔지 모르겠습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승복해야 한다'는 '당위'의 명제고, '승복할 거다'는 '의지'의 표현인데. 이 차이를 계속 강조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런데 세상에 까닭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국민의힘이나 조선일보쯤 되는 집단이 이 대표에 대해 연일 '승복 선언'을 압박하는 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게 뭐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혹시, 그냥 '승복해야 한다' 이렇게 얘기하지 말고 '헌법재판소에서 기각 결정이 나와도 승복한다. 무조건 승복한다' 이렇게 얘기하라는 건가. 그래야 승복한다고 얘기한 거다. 그런 건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그러고 보니. 앞서 조선일보가 요구한 그 "무조건 승복"도 그렇고.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얘기한 "헌재 결정이 어떻게 나든 승복하겠다는 얘기를 분명히 해야 한다"가 그 뜻인가. '기각돼도 승복할게요' 이렇게 '무조건 승복' 하라는 건가 하는 생각.

    아무튼, 그 어렵다는 '언론고시'를 통과한 기자들도 '집요하게' 헌재 판결에 승복할 거냐는 확인질문을 이 대표에게 계속 던지고 있습니다.

    어제도 기자들은 민생경제 현장 간담회에 온 이 대표에게 "3주 전 한 방송에서 헌재 결정에 당연히 승복한다고 했는데, 이 입장에 여전히 변함이 없냐"는 질문을 던졌고, 이 대표는 가타부타 말없이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 이재명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국힘-조선일보 "국민 무시, 오만, 불복 선언" 십자포화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자 또 국민의힘과 언론은 벌집을 쑤신 듯, 흔히 하는 표현으로 호떡집에 불난 듯, 난리가 났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 말꼬리를 잡아채 "아주 오만한 태도. 국민 무시"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승복은 윤 대통령만 하면 된다는 식의 얘기를 하는 것은 아주 오만한 태도이고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일 뿐 아니라 헌법 위에 자신이 서겠다는 의사 표시"라는 게 권 원내대표의 일장 성토입니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민주적인 사고를 갖지 못한 지도자가 제1야당 공당 대표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이 대표가 공당 대표라는 게 부끄럽다'는 말도 보탰습니다.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대통령이 탄핵 선고 승복에 관해 말이 없다"는 질문엔 "대통령은 헌재 심판 과정에서 승복하겠다고 한 것으로 안다. 안 한 것은 야당"이라고 비껴갔습니다. 한 것으로 안다. 참 편한 답변입니다.

    부끄러움은, 억울하지만, 언제나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조선일보는 오늘 자 사설에서 "이 대표는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고 거의 불복에 가까운 말을 했다. 자신은 승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이 대표가 사실상 '불복 선언'을 한 거라고 몰았습니다.

    전제를 이렇게 세우고,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가 표면화되기 전에 조기 대선을 치러 대통령이 되려는 열망밖에 없는 듯하다. 이에 방해가 되는 것은 무엇이든 쳐낼 기세"라고 이 대표의 '열망'을 비꼬며 질타했습니다.

    조선일보는 그러면서, "만약 탄핵이 기각되면 대규모 시위를 일으켜 정부를 무너뜨려서라도 그 목적을 이루려 할지 모른다. 여기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지금 승복 선언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 승복 선언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조선일보의 사설. 합리적 추론인지 흔히 말하는 본인들의 '뇌피셜' 상상인지 잘 구분이 안 가는데. 아무튼, 이 대표 머릿속에라도 들어가 본 양 '확신'과 '단정'이 대단합니다.

    아무튼 도하 모든 언론들이 이 대표의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 발언을 제목으로 뽑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이렇게 저렇게 평하는 건 대동소이합니다.
    ◇ 짧게 끝난 경고용 계엄? 짧게 끝난 경고용 강간?..피해자에 '무조건 승복' 요구, 옳은가
    ▲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연합뉴스]

    무조건 승복. 그런데 문득 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기각이 되어도 정말 '무조건 승복'을 해야 할까, 하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

    헌법재판소 결정은 절대적으로 옳은가, '절대선'인가 하는 생각, 의문과 함께.

    비유가 좀 그렇지만 강간, 성폭행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상대를 묶을 타이와 흉기를 들고 어떤 여자 집 창문을 깨고 침입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헤집고 뛰어다니며 사람을 찾았습니다. 실제로 아무 죄 없는 사람을 둘러싸고 묶으려고도 했습니다.

    또 다른 집에도 사람들이 들어가 컴퓨터를 들여다본다고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며 사진을 찍는 등 허락 없이 들어가 맘껏 행패를 부렸습니다.

    내 말이나 행동에 토 달거나 저항하는 건 금한다. 금한 행동을 하면 처단한다고 공간과 사람을 장악하면 어떻게 할지 계획도 사전에 다 세워두고, 실제 이런 협박을 대놓고 했습니다.

    그런데 뜻대로 안 되는 게 세상사.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몰려들어 똘똘 뭉쳐 '당신들 뭐냐'고 삿대질을 하며 막았고, 집주인 여자는 나가라고 온 힘을 다해 저항했고, 결국 창문 깨고 들어갔던 사람들은 어쩔 줄 모르다 머쓱해서 나갔습니다.

    이거를 성폭행 상황으로 보면 범죄일까요, 아닐까요. 적어도 성폭행 미수는 확실한 거 아닌가 합니다. 성폭행은 미수도 당연히 처벌합니다. 내란도 음모만 해도 처벌합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다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말 안 듣고 사사건건 발목 잡는 야당에 대한 경고용 계엄이었다. 말 안 듣고 사사건건 바락바락 대드는 여자에 대한 경고용 강간이었다.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계엄이었다. 사회질서 회복을 위한 강간이었다.

    두시간짜리 짧은 계엄이 세상에 어딨냐. 2분짜리 짧은 강간이 세상에 어딨냐. '짧은 강간은 강간이 아니다'는 주장과 논리적으로 다를 게 없습니다.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사회 혼란을 조장하는 행위를 금한다. 위반자는 처단한다는 계엄 포고령. 모든 말은 내 허락받고 한다. 내가 허락하지 않는 행위는 금한다. 어기면 처단한다는 겁박과 다를 게 없습니다.

    말 안 듣고 자기 뜻대로 안 하는 야당의 패악을 알리고 경고하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주장은, 말 안 듣고 자기 뜻대로 안 하는 여자에 경고하기 위해 강간을 하려 했다는 말과 논리적으로 다를 게 없습니다.

    윤 대통령 스스로 "실패한 계엄이 아니다. 예상보다 좀 더 빨리 끝난 계엄"이라고 했습니다. 좀 빨리 끝난 계엄. 더 비유하지 않겠습니다.
    ◇ 비상계엄, 성폭행 비유 맞지 않다?..헌정질서와 여성 자기결정권 침해 유린, 본질 같아

    비상계엄에 강간을 비유하는 게 맞냐는 지적이나 반박이 혹시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전시 사변 이에 준하는 상황이 아닌데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관위에 무장한 군인을 보내 유린한 건, 동의와 승낙 없는 여성을 강제로 유린하려 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굳이 침해되는 법익을 따지자면 전자가 헌법과 헌정질서, 국헌 문란 유린이라면, 후자는 여성의 자기결정권, 이른바 '정조' 유린 차이 아닌가 합니다.

    'No means No'입니다. 계엄도 성폭행도. 다른 말을 더 보태거나 변명할 게 없습니다. 아닌 건 아닌 겁니다.

    저는 계몽되었습니다. 자꾸 보다 보게 보면 인질범을 사랑하는 '스톡홀롬 증후군'도 정도가 있는 건데. 자기 고백은 사람 없는 데서 혼자 하시길 권합니다. 무슨 '계몽령'이니 뭐니. 언어도단, 어불성설, 궤변일 뿐 아닌가 합니다.

    '유린'이 아니다. 그냥 들어갔다 나온 거다. 유린은 무슨 유린이냐고 하면 더 할 말은 없습니다. 법원에 난입해 기물을 부수고 맘에 안 드는 판사 색출한다고 난리 쳐놓고, 색출해서 뭘 어떻게 하려 했는지 모르겠으나, 그래 놓고도 '국민 저항권' 운운하는 사람들한테 더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우이독경(牛耳讀經), '소귀에 경 읽기'라는 말이 있는데. 사람의 말은 사람만 알아들을 수 있는 것 아닌가 합니다. 시민혁명, 전제군주제를 끝장내고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리며 켜켜이 지키고 쌓아온 '국민저항권'이 어쩌다 이상하게 이 고생을 하나 하는 생각은 듭니다.

    아무튼 사정이 이런데도 가해자와 피해자를 같은 줄에 세워놓고 '빨리 너네 둘 다 결론이 어떻게 나도 승복한다고 말해' 압박하는 게 과연 맞는 걸까요.

    더 나아가 피해자에게, 계속, 줄기차게, '법원에서 혹시 성폭행 유죄가 안 나도 너 승복해야 해. 빨리 승복한다고 말해. 너 무슨 다른 생각 하냐'고 몰아세우는 게 과연 맞는 것인지, 상식과 정의에 부합한 것인지, 강한 의문이 듭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오른빰을 맞으면 왼뺨을 내어주라. 한없이 좋은 말입니다. 그 자체로 반박이나 부정이 불가한 명제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성경 말씀이라도, 금과옥조 같은 말이어도 상황과 맥락을 봐서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한 말이고 좋은 말입니다. 그런데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입니다.
    ◇ 무조건 승복, 제2계엄도 승복하고 따르라는 건가..헌재, 논란 종식 상식적 판단 바라
    ▲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말하는 '헌재 결정이 어떻게 나든 승복', 조선일보가 내세우는 '무조건 승복', 이거는 헌재에서 윤 대통령 탄핵 기각 결정이 나도 토 달지 말고 승복하고 받아들이라는 요구에 다름아닙니다.

    이 논리와 요구를 따라가면. 또 제2의 계엄을 해도, 2차 성폭행을 해도, 군소리 없이 저항하지 말고 그냥 참고 받아들이라는 얘기밖에는 안 됩니다.

    그래야 할까요. 계엄을 하든 성폭행을 하든 저항하지 말아야 할까요. 저항하면 안 되는 걸까요. 틀린 걸까요.

    너도 틀리고 너도 틀리다. 양시(兩是) 양비론(兩非論)은 때론 진실이나 본질을 은폐합니다.

    '윤석열도 글렀지만 이재명도 틀렸다. 같은 부류, 같은 자들'이라는 식의 양비론도 마찬가지입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섞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이 대표의 경우엔 이미, "당연히 승복해야 한다. 승복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승복하라고 강요하는 건 핍박이고 어떻게 보면 또 다른 2차 가해입니다.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는데, '승복할 때까진 승복한 게 아니다'는 식으로 이 대표를 묶어두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기우(杞憂). 중국 주(周) 시대 기(杞) 나라의 어떤 사람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면 어떡할까 걱정한 데서 유래한 고사성어입니다. 요즘 땅꺼짐은 가끔 발생하긴 하는데, 멀쩡한 하늘이 왜 무너진다고. 세상 쓸데없는 걱정을 이르는 말입니다.

    비상계엄이니 성폭행이니 장황하게 말들을 늘어놓았는데, 장황하게 늘어놓은 이 말들이 다 기우이고 헛소리, 헛걱정이 되길 바랍니다.

    법조 격언에 '재판관은 판결이 끝나면 그 판결문과 함께 역사의 법정에서 영원히 피고인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내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그 결정문. 거창하게 얘기하면 한 자 한 자가 역사에 기록되고 새겨질 것입니다.

    역사의 법정에 어떻게 기록되고 박제될 것인지. 그 무게와 의미를 헌법재판관들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헌법 제103조.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 헌법재판소의 상식적인 판단과 선고를 바라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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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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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호
      김호 2025-04-03 16:32:16
      어제 꿈 속에서 인용되는 꿈 뀠어요 여태 본인 꿈자리 90프로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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