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 임차인이 초래한 나라 망신

    작성 : 2025-04-07 21:21:29

    【 앵커멘트 】
    지난 2021년 신안의 한 염전에서 장애인 노동자를 착취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염전 임차인 한 사람이 저지른 노동착취가 4년이 지난 지금 미국으로부터 천일염 수출금지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신안군과 해당 기업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대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고익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우리나라 천일염의 6%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태평염전.

    지난 21년 한 장애인 노동자가 임금체불과 강제노동을 폭로해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던 바로 그 염전입니다.

    이 염전은 국내 유명식품 회사에 OEM 방식으로 납품해 연간 1억원 가량의 천일염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4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 당시 사건이 국산 천일염의 미국 수출 금지라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장애인단체와 공익센터가 이 사건으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에 인도보류명령을 청원했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고익수
    - "온 나라를 떠들썩이게 했던 신안 염전 노예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유사한 사건이 확인돼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해당 염전 기업은 위탁을 준 임차인의 잘못으로 수출 금지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태평염전 관계자
    - "(임차인 한 명이) 우리도 모르게 막 종업원들 인건비 안 주고 신고를 해가지고 (저희들이) 진행됐던 내용들을 정리해서 (공식 입장을 낼) 준비를 하고 있어요."

    2014년과 2021년 염전 노동 착취 사건 이후 인권조례 제정 등 재발방지 대책을 추진해 온 신안군도 허탈감 속에 사태수습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 싱크 : 최진각 / 신안군 천일염 지원과장
    - "(이번 사건이) 임금체불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CBP(미국 관세국경보호청)에서 수입통관ㆍ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우리 군에서 천일염 생산에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시민단체들은 지역은 물론 국가 위상까지 실추시킨 노동 착취가 더 이상 발 붙이지 못하도록 정부의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 인터뷰 : 최송춘 / 목포환경운동연합 대표
    - "(인권문제에 대해) 주민들의 의식 자체도, 정부의 의식 자체도 모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고 이런 망신을 당하지 않는 그런 우리 사회가 되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노동 착취가 수출 금지국이라는 오명과 함께 전남의 천일염 명품화 사업에도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KBC 고익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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