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을 맞고 있지만, 희생자 유족과 현장 수습 인력들의 트라우마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이들은 불안과 섭식장애, 환청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지자체와 트라우마센터 등이 집중 상담과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심리지원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정경원 기자입니다.
【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의 상당수는 여전히 사랑하는 가족을 온전히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황이 없던 사건 발생 직후엔 트라우마 증상을 알아채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서야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상담사들을 찾게 된 유가족들도 있습니다.
참사 발생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광주와 전남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은 유가족만 112가구, 182명에 이릅니다.
이들은 불안과 수면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상담을 거듭하며 증상이 경감되는 경우도 있지만, 언제쯤 트라우마가 치유될 수 있을지 섣불리 예단할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박상하 / 광주서구정신건강복지센터 상임팀장
- "세월호(참사)도 마찬가지고 이태원(참사)도 마찬가지잖아요. 그 유가족분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들이 그 아픔들은 무뎌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시거든요."
참사 현장에서 수습 활동과 시신 운구, 유가족 지원 등을 맡았던 현장 인력들도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재난 현장을 자주 직면하는 소방공무원들의 경우, 과거엔 제대로 심리치료를 받지 못했다 보니 이번 참사 이후 세월호 참사 등 과거 재난 현장을 재경험하는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전남소방본부는 현장 수습활동이 마무리 된 직후 현장에 투입됐던 1,002명 전체를 대상으로 상담과 체크리스트 작성 등을 실시해 치료군과 관심군, 잠재군으로 나눠 집중 심리지원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강윤희 / 전남소방본부 심리지원단 동료심리상담사
- "직원들을 찾아가서 심층상담을 진행을 했습니다. 심층상담을 하기 전에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 척도를 진행하면서 직원들 상태가 어떤지 확인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맞춤형 심리지원을 했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광주·전남에서만 모두 157명이 희생되며, 지역민 모두에게 크고 작은 심리적 생채기가 남았습니다.
재난 트라우마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트라우마 치유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KBC 정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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