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배움에 대한 끝없는 도전' 이영미 씨 "40살에 방송대 진학..교육학 박사 취득"

    작성 : 2025-02-16 09:00:01 수정 : 2025-02-17 08:58:52
    스무 살에 첫 출산..'너무 어린 학부모' 혼란 겪어
    호기심 많은 외향형 "사람과 책이 좋아"
    시인, 시 낭송가, 행사 사회자로 바쁜 일상
    발랄하고 활달한 '신세대 미즈' 인기 높아
    [남·별·이]'배움에 대한 끝없는 도전' 이영미 씨 "40살에 방송대 진학..교육학 박사 취득"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 '영미랜드'에서 포즈를 취한 이영미 씨

    "스무 살 때 첫 아이를 임신하게 되어 남들보다 일찍 엄마가 되다 보니 제 자신을 미처 돌볼 시간이 없었어요. 지금은 두 아이(딸과 아들) 모두 성인이 되어서,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시인, 시 낭송가, 행사 사회자로 바쁜 일상을 살고 있는 51살 이영미 씨.

    그는 자신을 MBTI 성격 유형 중 '극단적인 E(외향형)' 소유자라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새로운 것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 차 보였습니다.

    처음 전화로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대뜸 "지인들이 유퀴즈에 언제 출연하느냐고 물어요"라는 뜻밖의 반응을 보여 다소 당황스러웠는데, 막상 만나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수완 어울림 축제에서 사회자로 나선 이영미 씨

    ◇ 주택의 빈 공간을 자신만의 아지트로 개조
    한마디로 '쉰세대 아줌마'가 아닌 발랄하고 활달한 '신세대 미즈'.

    그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장덕동 소재 전원주택의 빈 공간을 새롭게 자신만의 아지트로 꾸며놓고, 어떤 일이든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질 거라 상상하며 '영미랜드'로 명명했습니다.

    10평 규모 공간에는 작은 무대와 서재, 테이블, 그리고 주방으로 이루어져 친교와 소공연장 및 강의실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그녀는 시 낭송 강좌를 개설해 강의를 진행하고, 컴퓨터 책상에 앉아 다양한 작업을 하며, 지인들을 초대해 차와 와인을 마시며 소통과 배움의 시간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가 이렇게 경제적인 안정 속에 여유로움을 누리는 것은,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성실함이 전부였던 남편의 노력 덕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전남 담양이 고향인 그녀는 어린 시절 동네 서당에 다니며 훈장님으로부터 '천자문'과 '사자소학'을 공부하면서 예의 바름에 대한 엄한 교육을 받고 자랐습니다.

    ▲ '시울림' 시 낭송 발표회

    그런데 고등학교 졸업 후 우연치 않게 일찍 가정을 꾸리게 됐습니다.

    이후 곧바로 아이가 생겨서 세상과 벽을 쌓고 오로지 육아에만 전념했습니다.

    어쩌면 철부지나 다름없는 '엄마'였기에 육아전문도서를 구입해 하나하나 배우면서 아이를 키워야 했습니다.

    그는 "당시에는 아무런 지식이 없으니, 책에서 모든 것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덕분에 많은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라고 웃픈 지난날을 돌아보았습니다.
    ◇ 27살에 학부모, 예사롭지 않은 사회생활
    그리고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27살에 학부모가 되었는데, 이때부터 예사롭지 않은 사회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학교 행사에 참석하게 되면 "진짜 아이의 엄마가 맞느냐", "어쩌다가 이렇게 빨리 학부모가 되었느냐" 등 온갖 호기심 어린 질문이 쏟아지기 일쑤였습니다.

    고등학교 동창들 사이에선 갑자기 사라진 그녀를 두고 가십거리 소문도 났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30대에 자신의 이름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는 더욱 학부모 활동에 열심히 참여했고, 아이와 같은 학년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 시 낭송하는 이영미 씨

    그러던 중 삼십 대 후반쯤 한 학부모의 시 낭송 공연을 보고, 매력을 느껴 교육원 수업에 참여해 본격적으로 시 낭송 공부를 하였습니다.

    청소년기에 MC와 내레이터가 꿈이었던 터라 적성에 잘 맞았고 즐거움도 컸습니다.

    이후 계속해서 시 낭송을 공부하여 2018년 문학 메카 낭송 포럼에서 정식으로 시 낭송가로 인정받아 지금은 시 낭송 강사로서 대학원과 여러 기관에서 강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2020년 <현대문예>에 시 등단
    시 낭송의 좋은 점에 대해 묻자, 그는 "시 낭송을 하면,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 줍니다"라며 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또한 시 낭송을 하면서 회갑에 자신에게 시집 한 권을 선물하고 싶다는 꿈을 꾸며, 자연스레 시 창작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젊은 감성이 주는 특별함이 있다는 주변의 권유로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2020년 <현대문예>에 시 '담양습지' 외 2편이 당선돼, 시인으로 등단했습니다.

    하지만, 등단 후 다른 활동에 치중하다 보니 사색하는 시간이 없어, 머리와 가슴에 시가 스며들지 않아 도통 시를 쓰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 시 낭송 강좌 웹자보

    그는 첫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자 미뤄두었던 공부를 하기 위해 2014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해 늦깎이 대학생이 됐습니다.

    뒤늦게 시작한 대학 생활이지만 그녀에게는 청춘을 되찾은 기분이었고, 공부하는 것 그 자체가 행복이었습니다.

    타고난 외향성을 발휘해 학생들과 어울리며 4학년 때에는 학과 회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졸업 후에도 '내 인생을 바꾼 대학'이라며 자긍심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광신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해 평생교육의 전문가로서 발돋움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국가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방송대에 평생교육 과정을 개설해 12차시 강의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 공저한 '문화예술교육론'

    ◇ <노년학> 등 여러 권의 책 공저
    또한 <노년학>, <문화예술교육론>, <학교폭력 예방 및 학생의 이해> 등 여러 권의 책을 현직 교수들과 함께 공저로 출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행사 사회자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드레스를 갖춰 입고 행사를 진행하면 객석에서 '어느 방송사 출신 아나운서냐'고 물어볼 정도로 잘 맞는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이밖에 대학 시절에 아로마테라피 자격증을 취득해, 자원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어르신들에게 손 마사지를 해드리는 등 이웃에게 선한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지금은 시 낭송 강의와 더불어 캘리그라피도 영미랜드에서 교육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끼'를 발산하고 있지만 "아직도 배우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라며 배움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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