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며칠 전 광주 지하철 2호선 공사장 인근에 있는 건물이 크게 기울어 사실상 철거가 불가피해졌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광주시는 문제의 건물이 원래 기울어져 있었다며 공사와의 연관성을 부인했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기울기 측정 방식은 지침과 달랐고 사전 안전 진단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경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하철 공사 현장 인근 문제가 된 건물은 현재 앞으로 23cm나 기울어 있습니다.
기울기를 주기적으로 측정해 온 광주시는 공사 기간 중엔 0.43cm만 기울었고, 이는 관리 기준치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계측 방법의 오류로 측정값이 잘못 산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해당 건물의 기울기는 앞뒤로만 측정해 산출됐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측면 기울기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전면 기울기 측정값에 오차가 생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관련 지침은 건물 전후면과 양쪽 측면을 차례대로 돌아가며 네 번을 측정해 오차를 줄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최명기 /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측정의 신뢰성을 확보를 해야 되는 거잖아요. 동서 또는 서동 또는 남북, 북남 이런 방향으로 측정을 해줘야 정확한 현재 기울기에 대한 계측값을 얻을 수 있는 거죠."
오류 가능성이 큰 측정값에 대한 해석도 광주시가 자의적으로 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공사 기간 중 0.43cm 기울어졌다는 결과를 근거로 해당 건물은 공사 전부터 기울어져 있었다며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해당 건물은 이미 22cm 이상 기울어져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걸 반증합니다.
그런데 건물이 원래 앞으로 기울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광주시는 공사 전 해당 건물에 대해 사전 안전 진단을 실시했지만 당시에는 기울기 측정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사전 측정을 하지 않았음에도 오류 가능성이 있는 수치를 근거로 광주시는 문제가 없다는 무책임한 주장을 한 셈입니다.
▶ 스탠딩 : 조경원
- "공사 기간 동안 건물에 대한 기울기 계측 방식이 적절했는지, 사전 안전 진단은 제대로 이뤄진 건지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KBC 조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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