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빛으로 그린 지금, 여기"...이철량 허백련미술상 수상작가전

    작성 : 2025-09-25 16:49:25
    墨으로 그린 지금-여기
    2024 허백련미술상 수상작가전 광주시립미술관서 개막
    ▲ 광주시립미술관 허백련미술상 본상 수상자인 이철량 화가를 조명한 <시정유묵(市精幽墨), 지금-여기> 전시가 25일 막을 올렸다 [광주시립미술관] 

    2024 허백련미술상 본상 수상자, 이철량(1952~) 한국화가를 조명한 <시정유묵(市精幽墨), 지금-여기> 전시가 25일 막을 올렸습니다.

    1980년대 수묵화라는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수묵화운동'을 이끌었던 이철량 작가는 동양화의 지필묵 기법을 강조하면서도 현대적 미학을 추구해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고 평가받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 여정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먼저 1부 '전통과 현대 사이-새로운 수묵'에서는 작가의 초기 작업이 소개됩니다.

    ▲ 무제(Untitle), 1978, 이철량 [광주시립미술관] 

    ▲ 언덕(Hill), 1980, 이철량 [광주시립미술관]  

    대학원 시절 교정의 플라타너스를 사진처럼 정밀하게 묘사한 <무제, 1978>, 안개가 자욱이 낀 낮은 산을 점만으로 표현해 동아미술상을 수상한 <언덕, 1980>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 먹의 번짐과 선으로 만든 대비에 주목한 <언덕, 1982> 역시 수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려는 수묵화운동의 본질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2부 '동시대회화로서의 수묵-또 다른 자연'은 전통 수묵의 시선을 도시로 옮긴 작품들로 채워졌습니다.

    특히 가장 진한 먹인 '초묵'으로 그린 연작 <도시, 2007~2018>는 도시를 생명력 있는 거대한 구조물로 바라본 작가의 미학을 응축합니다.

    작가는 "도시를 인공적인, 메말라 있는 하나의 구조물로만 생각했는데 도시도 자꾸 변하는구나. 변한다고 하는 것은 결국 생명 그 자체 아닌가. 그래서 도시를 하나의 자연처럼 생명력 있는 어떤 거대한 구조물로 바라볼 수 있겠다. 그렇게 보면서 도시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배경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도시도 변한다는 점에서 결국 생명과 다르지 않다"는 그의 고백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이기도 합니다.

    ▲ <시정유묵(市精幽墨), 지금-여기> 전시장 내부의 모습 [광주시립미술관] 

    전시장에는 작품뿐 아니라, 작가가 주도했던 1980년대 수묵화 운동의 관련 자료, 그리고 전북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남긴 글도 함께 공개돼 시대적 맥락을 더합니다.

    허백련미술상은 광주광역시가 전통 남종화의 맥을 계승하고 의재 허백련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입니다.

    올해 본상은 광주 출신의 장진원 작가, 특별상은 서울 출신의 임노식 작가에게 각각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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