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년 만에 다시 모국으로' 쿠바 한인 후손, 한국서 교육 기회

    작성 : 2025-02-20 21:18:27
    【 앵커멘트 】
    일제 강점기 시절, 멕시코와 쿠바 등 남미에 정착해 고된 삶을 살면서도 한국의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이민자들이 있었는데요.

    이들의 후손들이 전남교육청의 도움으로 한 세기가 지나서야 한국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16일 입국한 쿠바 고등학생 야스민에게 한국은 조금 특별한 나라입니다.

    야스민의 고조부는 한국인으로, 지난 1921년 쿠바에 정착한 이민자 1세대 중 한 명이기 때문입니다.

    쿠바의 1세대 이민자들은 대부분 사탕수수 농장에서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한인회를 조직해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군의 활동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김 씨'였다는 고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던 야스민은 집에서 8시간 떨어진 어학당을 다녔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을 이어왔습니다.

    ▶ 인터뷰 : 야스민 / 쿠바 한인 후손
    - "친가가 한인 후손이어서 문화나 언어를 친밀하게 접하기 힘들었지만 항상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 야스민에게 전라남도교육청의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은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쿠바에서 영재학교를 다니던 우수 학생이었지만, 선조의 나라에서 3년간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주저 없이 한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IT분야, 특히 사이버 보안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야스민은 3년간 목포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육을 받게 됐습니다.

    ▶ 인터뷰 : 야스민 / 쿠바 한인 후손
    - "(이번 기회는) 제 내면에 있던 아이의 꿈을 성취하는 것과 같습니다. 특히 제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공부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전라남도교육청은 야스민을 비롯한 해외 인재 77명을 초청해 3년간의 학업을 지원하고 이후에도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 인터뷰 : 김대중 / 전라남도교육감
    - "우리 전남에서, 또 우리 대한민국에서 취직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 이번 유학생 유치, 또 국제 직업 고등학교 설립의 목적입니다."

    고된 이민자의 삶 속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힘을 보탰던 한인 후손에게 100여 년 뒤 모국이 교육의 기회를 선물하게 되면서 훈훈한 감동을 더 하고 있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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