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놓고 한국과 미국이 이견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가운데 사흘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막판 협상 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다만, 협상장 밖 분위기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약 3개월간 진행한 후속 협의에도 핵심 쟁점 합의에 이르지 못한 만큼 단 사흘 만에 간극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하지만, 양측이 이미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확인한 상태여서 정상회담을 계기로 극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26일 통상 당국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현재 3,500억 달러 규모 투자 패키지의 직접 투자 비중, 투자 기간, 투자 이익 배분 구조 등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30일 타결한 한미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예고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세부 사항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투자 양해각서(MOU) 체결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당초 한국은 3,500억 달러 중 5% 이내 수준에서만 직접(현금) 투자를 하고 나머지 대부분을 보증으로 채우려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과의 선행 합의 사례처럼 직접 투자 중심의 '백지수표' 방식을 요구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최근 협상에서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 상향 의향을 밝히면서 대규모 투자로 인한 국가 재정 부담과 외환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장기 분할 투자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은 1년에 쓸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50억~200억 달러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이 매년 250억 달러씩 8년간 총 2,0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하고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신용 보증 등으로 돌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협상을 진행하는 통상 당국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CNN 인터뷰에서 "(양국의 입장을)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언급해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생각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극적 타결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관세 협상 타결 뒤 약 3개월 동안 후속 협의를 진행하면서 양국이 각자의 요구사항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정상 간 담판을 통한 최종 협상 타결이 가능한 시점에 왔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다음날인 오는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하는 것도 한미 관세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미중 패권 경쟁 와중에 동맹국인 한국과 관세 문제로 삐걱대는 모습을 보이기보다 협상을 원만하게 타결짓는 모습을 보이며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과시하려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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