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묶여서 도망도 못 가"..불길 속 홀로 남겨진 반려견들

산불이 영남권을 휩쓸며 주민들이 대피에 나선 가운데 목줄에 묶여 도망가지도 못하는 개들의 안타까운 상황이 전해졌습니다.

26일 동물보호단체 '위액트'는 SNS를 통해 산불 현장에서 마을 곳곳을 방문해 개들을 구조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불길이 휩쓸고 간 집 마당의 작은 고무통 안에서는 몸을 웅크린 채 희미하게 숨을 쉬고 있던 개가 발견됐습니다.

목에는 긴 목줄이 채워져 도망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개 주인은 단체에 "긴급한 상황에 차마 목줄을 풀어줄 수 없었다.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해졌습니다.

마을 곳곳의 개들은 위치를 알리려는 듯 사람 기척에 연신 울음소리를 냈고, 사람을 발견하면 반가움에 꼬리를 흔들었습니다.

이를 발견한 활동가들은 개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단체는 "절체절명의 순간 어디선가 개 울음소리가 들렸다. 나도 데려가라고,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며 "긴급재난 대피 시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 씁쓸하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동물이 불에 타 죽거나 굶어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체는 "긴급한 재난 상황에서 최소한 동물의 목줄을 풀어주거나 사육되고 있는 우리의 문을 열어두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