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정부가 불황에 빠진 석유화학업계에 연말까지 뼈를 깎는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는데요.
때늦은 대책인 데다, 이미 장기 실업 상태인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어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정의진 기자입니다.
【 기자 】
두 달 전, 정부는 석유화학업계에 뼈를 깎는 고강도 자율 구조조정을 요구했습니다.
연말까지 국내 나프타 분해시설, 즉 NCC 물량 최대 370만t 감축안을 내놓으면 그에 맞는 지원을 하겠다는 겁니다.
▶ 싱크 : 김정관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지난 8월 20일)
-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신속한 구조 개편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입니다."
기업에 의존한 정부안에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정부와 구조개편 협약을 맺은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LG화학, GS칼텍스, 한화솔루션 등 여수산단 입주기업을 포함한 업체 10곳은 이달 말에는 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분담 분량이나 합병 시 고용 승계 여부 등 합의점을 찾아야 할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정작 대량 생산으로 전 세계 석화업계의 위기를 고조시킨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이미 물량 조절과 질적 전환 등 선제적 개편에 나섰습니다.
▶ 싱크 :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중국은 그렇게 하고 있는데 한국은 뭐냐 이거죠, 지금. 중국이 그렇게 치고 나가면 단기적으로는 범용 제품 감산 들어가니까 가격은 좀 좋아질 수 있는데 나중에 고부가 가치(상품이)랑 붙으면 깨지는 거죠."
이 모든 과정에서 배제된 노동자들의 아쉬움은 더욱 큽니다.
이미 현장 노동자들의 장기 실업 사태는 악화되고 있고, 4분기 전망은 팬데믹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녹록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장창환 /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여수지부 사무국장
- "일단 현실과 좀 많이 동떨어져 있고, 시기적으로도 많이 뒤처져 있다 당장 급한데. 사내하청이나 우리 플랜트 같은 경우는 정말 힘들죠 지금. 대비하는 것도 힘들고 뭐 아예 지금 놀고 있는 분들이 너무 많으니까."
예견된 불황의 늪에서 정부가 숨 가쁘게 고삐를 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C 정의진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