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살인' 박대성 무기징역.."죄책 매우 나빠"

길을 걷던 1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30살 박대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습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는 9일 살인·살인예비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대성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렸습니다.

박대성은 지난해 9월 26일 0시 44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서 길을 걷던 10대 여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범행 이후 신발을 신지 않고 흉기를 지닌 채 여성 주인이 운영하는 주점과 노래방을 찾아 추가로 살인을 예비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부는 살인과 살인예비 혐의 모두 유죄로 봤고, 무거운 죄책과 유족의 고통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이유 없이, 관계없는 사람에게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질과 범행 동기가 매우 나쁘다. 유족과 지인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실감과 무력감을 줬다. 사회에는 누구나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와 불안감을 줬다"고 봤습니다.

또 "계획범죄와 범행 뒤 은폐 시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 재범 위험성도 있다고 보인다. 박대성은 수사관 질문에 웃거나 농담하며 반성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검찰에서 구형한 사형은 극히 예외적인 형벌로, 다른 사건과의 형평성, 권고의 범위, 형벌의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사는 앞선 결심공판에서 사형과 함께 30년간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구형했습니다.

검사는 박대성이 범행 뒤 웃음을 보였고 피해자를 습격해 놓고 저항해서 더 찔렀다고 주장한 점 등을 고려해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