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돋보기]황룡강 송정1교-두물머리

    작성 : 2025-03-04 09:56:33
    강변 곳곳 배 드나들던 흔적 오롯이
    마을마다 각양각색 전설과 이야기 간직
    자전거 라이딩족 영산강의 정취 만끽
    비닐하우스에는 '동곡미나리' 초록초록
    두 물줄기 만나 영산강으로..'봄기운' 물씬

    ▲ 영산강 자전거길 안내 표지판

    황룡강 송정1교~두물머리 구간으로 향합니다.

    이 구간은 황룡강과 극락강이 합류해 영산강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그동안 지나온 다른 구간과 비교하면 유역면적이 훨씬 광활합니다.

    또한 차츰 도심과도 멀어지는 점이지대여서 농촌 전원 풍경이 아득한 지평선을 이루며 여유롭고 한적한 느낌을 줍니다.

    송정1교 다리 하부를 거쳐 산책로에 들어서니 자전거도로 표지판이 장승처럼 반갑게 맞이합니다.

    강 유역은 겨울이라 마른 억새풀 숲과 앙상한 나목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라이딩족이 바람처럼 스쳐 가지만, 인적이 뜸해 홀로 걷다 보면 마치 순례하는 수도승 같은 기분이 듭니다.

    ▲ 손에 잡힐 듯 눈앞을 지나는 비행기

    ◇ 강 건너에 광주공항
    강 건너에 담장이 둘러쳐진 광주공항이 가까이 보입니다.

    이따금 제주에서 날아오른 여객기가 착륙을 위해 낮은 고도로 하강하는 모습이 손에 잡힐 듯 눈앞을 지나갑니다.

    오른편 강둑 너머로는 상선마을, 팽호마을, 복호마을, 대촌·송정마을 등 오래된 마을들이 옹기종기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을은 들꽃처럼 저마다의 색깔과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상선마을과 하선마을은 영산강 뱃길을 따라 배가 드나들었던 흔적을 품고 있습니다.

    '강창물' 또는 '북창'이라고 불린 하선(下船)은 옛날 영산강을 따라 배가 이곳까지 드나들며 실려 온 화물을 싣고 내리던 양륙장이어서 붙은 이름입니다.

    그리고 동곡동에서 오래된 마을 중 한 곳인 창교(倉橋)마을은 마을 앞에 있던 '창다리'로 인해 붙은 지명입니다.

    나주와 경계에 위치해 관원들이 묵어가던 주막이 있었다고 전합니다.

    광주 들머리에 있다 하여 '광주 나드리주막'이라 불렸는데, 19세기 말엽 지도 군수였던 오횡묵이 기록한 기행문 『지도총쇄록』에 '광주출입점'이라는 이름이 등장합니다.

    마을 뒷등에는 얼음창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 억새숲 사이로 나란히 뻗은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 옛날에 질그릇을 굽던 도요지 '욧굴'
    요동(窯洞)은 '욧굴', '점등'이라고도 불렀는데 옛날부터 질그릇을 굽던 관내 유일의 도요지로 이곳에서 생산된 사발, 항아리가 나주 등지로 공급되었다고 합니다.

    1988년 가마가 소실되어 흔적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 강변에 설치된 전망대

    송정1교로부터 한 시간 넘게 걷다 보니 만보계로 5천 보(步) 지점입니다.

    이곳에서 2㎞를 내려가면 호가정(浩歌亭)입니다.

    그리고 5㎞를 더 가면 승촌보가 나옵니다.

    저만치 황룡강과 영산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보입니다.

    두 물줄기가 합쳐져 명실상부한 영산강으로 한 몸이 되는 지점입니다.

    강둑에 설치된 데크 전망대에 올라 망원경으로 두물머리를 바라보니 물새들이 한가로이 노니는 모습이 평화롭습니다.

    그리고 군데군데 낚시꾼들이 파라솔을 펼쳐놓고 물고기의 입질 신호를 기다리느라 강물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습니다.
    ◇ 봄이 온 듯 대지에 생명의 기운이 물씬
    강물 가까이 다가가니 작은 수로에서 한가로이 노닐던 고니 떼가 인기척에 놀라 푸드득 하늘로 비상합니다.

    그들이 머물던 자리에 정겨운 징검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결이 옛 시골 냇가 풍경을 연상케 합니다.

    저만치 봄이 온 듯 생명의 기운이 대지에 움트고 있습니다.

    한참을 걷다 보니 동곡배수장이 3층 건물로 길게 포진하고 있습니다.

    산책로 부근에 생태연못 학습장이 조성돼 있습니다.

    갯버들, 갈대, 애기부들, 석창포, 꽃창포, 물억새, 느티나무 등이 서식하고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 옛 추억을 떠올리는 정겨운 징검다리

    동곡은 황룡강과 영산강 합류 지점으로 비옥한 농토가 조성되어 있고, 주민들은 쌀농사와 함께 미나리를 재배하는데, 동곡은 미나리 재배로 유명한 곳입니다.

    논에 들어선 비닐하우스마다 초록초록 미나리가 자라고 있습니다.

    '동곡미나리'는 서울까지 팔려나갈 정도로 유명합니다.

    또한 여러 동의 비닐하우스 안에는 철 따라 방울토마토, 오이, 꽈리고추, 피망 등이 송글송글 익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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