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EU까지...수출 1·2위국 무역장벽에 철강산업 타격 '불가피'

    작성 : 2025-10-08 08:39:02
    ▲EU, 철강 세이프가드 [연합뉴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이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무관세 쿼터(할당량)를 축소하고 품목 관세를 25%에서 50%로 높이기로 하면서 한국 철강 수출에 또 한 번 타격이 우려됩니다.

    이에 정부는 EU가 무역장벽을 본격적으로 높이기 전 EU 측에 한국의 입장과 우려를 적극 개진하고, 철강 업계 애로 해소 및 지원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EU는 7일(현지시각)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대체할 새로운 저율관세할당(TRQ) 제도 도입 계획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EU의 신규 TRQ 초안에 따르면, EU의 철강 수입 쿼터 총량은 지난해 설정한 연간 3,053만t 대비 47% 줄어든 1,830만t 수준으로 축소됩니다.

    수입 쿼터 초과 물량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50%로 2배로 오릅니다.

    여기에 조강국 기준을 새로 도입하면서 모든 수입 철강재에 조강국 증빙 의무가 부여됩니다.

    신규 TRQ 조치는 EU의 일반 입법 이행 절차를 거쳐 EU의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 만료 시점인 내년 6월 말 회원국 투표를 통해 도입될 전망입니다.

    산업부는 아직 EU가 국가별 쿼터 물량을 발표하지 않아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면서도, 신규 TRQ 도입안에 철강 쿼터 총량을 기존보다 47% 축소하는 내용이 담겨 한국의 대(對) EU 철강 수출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EU 철강 수출(MTI 61 기준)은 44억 8천만 달러(약 6조 3천억 원) 규모로, 단일국가 기준 1위 수출시장인 미국(43억 5천만 달러)과 1·2위를 다투는 수준입니다.

    트럼프 2기 들어 미국이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해 기존의 무관세 수입 쿼터(한국은 연 263만t)를 폐지하고 품목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는 등 무역장벽을 크게 높인 가운데 EU까지 유사 조치를 예고하면서 한국 철강 업계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 합니다.

    한국의 철강 수출은 올해 미국의 '관세 폭탄'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 5월 전년 동월 대비 12.4% 감소한 데 이어 6월 -8.2%, 7월 -3.0%, 8월 -15.4% 등의 감소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EU가 무관세 쿼터를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고, 관세율을 50%로 인상하는 방안을 그대로 확정·시행한다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다만 EU가 국가별 물량 배분 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대해서는 이를 고려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만큼 산업부는 EU와의 양자 협의 등을 통해 우리 이익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구상입니다.

    산업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별도 계기를 통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을 만나 새로 도입 예정인 EU TRQ 조치에 대해 한국 측 입장과 우려를 적극 개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주 중 문신학 산업부 차관이 철강 수출 현장을 찾아 수출 애로를 직접 청취하는 등 업계 의견 수렴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아울러 오는 10일에는 산업공급망정책관 주재로 민관 합동 대책 회의를 열어 '철강 산업 고도화 방안' 마련 등 EU의 새로운 TRQ 조치에 대한 총력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많이 본 기사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