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냉부해, 시청률 대박...주진우 강유정, 원숭이가 사람 옷, 목후이관(沐猴而冠)[유재광의 여의대로 108]

    작성 : 2025-10-07 13:54:37 수정 : 2025-10-07 14:37:52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KBC 광주방송 서울광역방송센터가 위치한 '파크원'의 도로명 주소입니다. 정치권 돌아가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 이에 대한 느낌과 단상을 진솔하고 가감 없이 전하고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냉부해' 이 대통령 "한류 핵심은 K푸드, 수출해야"... 김 여사 "발전 가능성 무궁무진"
    ▲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이재명 대통령 김혜경 여사 부부 [JTBC 캡처]

    대통령실과 여야 간 설전과 공방, 고소 고발까지 난무하고 있는 말도 많고 논란도 많았던 이재명 대통령 김혜경 여사 부부가 출연한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이 6일 밤 방송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반갑다, 정말 오랜만이라 많이 어색하다"고 웃으며 "추석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풍성함이다, 진짜 풍성했으면 좋겠다. 우리 국민 여러분 즐거운 추석 되시면 좋겠다"고 한가위 인사를 건넸습니다.

    김혜경 여사도 "풍성한 추석을 맞이해서 가족 여러분과 함께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고 즐거운 시간 되셨으면 좋겠다"며 "'냉부해'도 많이 봐 달라"는 '방송용 멘트'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를 향해 "연습 많이 했나 보다"고 추임새를 넣으며 다시 활짝 웃는 등 프로그램은 화기애애하게 시작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예능 출연으로 '냉부해'를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진행자 질문에 "K팝, K드라마 이런 것도 중요한데 가장 큰 문화의 핵심은 음식이다. K푸드를 수출해야 되겠다"고 답했습니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 가운데 핵심이 '음식'임을 강조하며, 새로운 K푸드 한류 열풍을 일으키는데 대통령으서 도움이 되기 위해 '냉부해' 출연을 하게 됐다는 취지의 답변입니다.

    김혜경 여사도 "엄마로서 집밥을 하는 사람이지 않냐. '냉부해'를 보면 선생님들이 재료로 기발한 아이디어로 음식을 창조를 하더라. 그런 창작력에 깜짝 놀란다. 그때마다 한식이 발전 가능성이 무궁하다고 생각한다"며 "'냉부해'를 보는 이유이기도 하고, 여러분들을 찾아뵙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고 보탰습니다.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식탁에 초대될 수 있는 음식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바람과 당부도 김혜경 여사는 덧붙여 전했습니다.
    ◇이 대통령 "아내 시래기 고등어조림 최고...시래기, 추억의 음식"...한식, 소울 푸드
    ▲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이재명 대통령 [JTBC 캡처]

    이어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가 해준 요리 중 가장 자랑할 만한 것으로 '시래기 고등어조림'을 꼽으며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K푸드'와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K식재료'로 시래기를 꼽으며 셰프들에게 이날 요리 주제로 시래기를 부탁했습니다.

    "시래기는 추억의 음식이자, 맛도 좋고 비타민도 풍부한 건강식이다. 원산지 '한국'을 표시해 얼마든지 수출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이 대통령의 말입니다

    '소년공' 출신인 이 대통령은 "어릴 때 많이 캐서 먹었다"며 더덕이나 배추, 콩 같은 여러 요리 재료를 언급했는데, 추억의 음식, 이 대통령의 '소울 푸드'는 '시래기'구나 하는 느낌이 절로 들었습니다.

    방송은 이어 알콩달콩 이 대통령의 돈까스 미팅 얘기도 나오고, 이 대통령이 셰프들에게 하트를 날리는가 하면, '케데헌' 저승사자 장면을 따라 하는 등 시종 유쾌 상쾌 발랄하게 진행됐습니다.

    재미에 의미를 심는 게 예능 추세가 된 지 오래. 김 여사는 최근 미국 뉴욕 당시 어린이들과 함께 김밥을 만든 일을 언급하며 "외국에서는 그동안 (동양 음식이) 스시로 대표되고 있었지만 이제 김밥이라고 다들 자신 있게 얘기하더라"라고 전했고,

    이를 받아서 한 출연자가 "케데헌에서 김밥을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이 교포들이 가장 뭉클해하는 장면"이라고 맞장구를 치는 등 주거니 받거니 이른바 '합'도 잘 맞았습니다.
    ◇"애국심과 자부심으로 시청, 완전 짱"...'히히덕', 예능 녹화 논란 왜?

    방송만 보면 이게 왜 여야가 그렇게 사생결단 식으로 설전을 벌이면서 고소 고발까지 남발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좋은 말' 퍼레이드로 이어졌습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 "대통령님 내외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마다 'K푸드 확산과 수출과 산업와'에 대한 열정이 넘쳐났다. '애국심'과 '자부심'으로 시청했다"고 적었고,

    광주 민형배 의원"완전 짱입니다. 시청률도 최고였답니다"라며 "의도와 달리 홍보에 앞장섰던 장동혁 대표랑 주진우는 이제 뭐라 할까요?"라고 적었던데.

    이렇게 '애국심', '자부심' 넘쳐나는 '짱'인 프로그램이. 그러면. 그래서. 애초 도대체 왜 이 사단이 난 걸까요. 타임라인을 좀 복기해 보겠습니다.
    ◇대통령실 "K 컬쳐 새로운 매력 전달"...이 대통령 부부 '냉부해' 출연 보도자료 배포

    추석 연휴 하루 전인 10월 2일 목요일 오후 4시 2분 대통령실 홍보 라인과 출입기자 단톡방에 국정홍보비서관실이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추석 명절을 맞아 10월 5일(일) 밤 9시, JTBC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합니다'라는 보도자료를 올립니다.

    이 대통령 부부는 'K-푸드 전도사'로서 한국의 제철 농수산물과 전통 추석 음식을 소개하고, 평소 즐겨 먹는 한식과 한가위와 관련된 옛 추억 등 진솔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에 방영되는 이번 추석특집 방송을 통해 국민들께는 명절의 따뜻한 정서를 전하고 글로벌 시청자에게는 음식을 통한 K-컬처의 새로운 매력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A4 한 장짜리 보도자료로 딱히 특이할 게 없는 내용의 대통령 동정 보도자료입니다.

    그런데 보도자료가 올라온 그 다음 날인 10월 3일 오전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자기 페이스북에 '국정자원 화재 후 2일 동안 대통령 어디 있었나? 냉부해 촬영 일자는?' 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립니다.
    ◇주진우 "국정자원 화재, 잃어버린 48시간...대통령 자격 없어, 냉부해 촬영일자 공개하라"
    ▲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 [연합뉴스]

    정확한 판단을 위해 전문을 올립니다. 전문은 이렇습니다.

    10월 5일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출연한 '냉장고를 부탁해'가 방송된다. 어제 예고편이 떴으니 촬영은 1주일쯤 전이었을 것이다. 국정자원 화재 발생 그 무렵이다. 국가적 재난을 수습하고 지휘할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다. 이재명 야당 대표 시절 스스로 한 말이다.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할 때, 대통령은 무려 2일간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 잃어버린 48시간이다. 9월 26일 저녁에 발생한 국정자원 화재는 22시간이 지나서야 완전히 진화됐다. 이틀 동안 대통령은 도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나?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냉부해 촬영일자를 공개하라. 수많은 스텝이 동원된 촬영이므로 날짜는 금방 확인된다. 국가적 재난으로 지금도 국민은 피해 보고 있는데, 한가하게 예능 촬영하고 있었다면 대통령 자격 없다. p.s. 재난 수습 안 하고, 이진숙 방통위원장 체포 궁리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할 때, 대통령은 무려 2일간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 잃어버린 48시간이다. 이틀 동안 대통령은 도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나?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냉부해 촬영일자를 공개하라.

    이에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1시 40분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허위사실 유포 관련'이라는 제목의 서면브리핑을 냅니다.
    ◇강유정 "주진우 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국가 위기 정쟁화, 법적 조치 강구"
    ▲ 브리핑하는 강유정 대변인 [연합뉴스]

    이것 또한 전문을 싣도록 하겠습니다.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할 때, 대통령은 무려 2일간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 잃어버린 48시간이다. (주진우 의원 페이스북)"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페이스북 메시지에 강한 유감을 전합니다.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입니다. 화재가 발생한 9월 26일 (금) 20시 20분 경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 후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 있었습니다. 또한 귀국 직후이자 화재 발생 다음날인 27일(토) 오전 9시 39분경 이규연 홍보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이 화재와 관련하여 전 부처별 행정정보시스템 재난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른 대응 체계, 대국민 서비스의 이상유무, 데이터 손상, 백업 여부 등을 국가위기관리센터장과 국무위원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밤새 상황을 점검했다"는 공지문을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 단체창에 올렸습니다. 다음날인 9월 28일(일) 오전 10시 50분에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관련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비서실장, 안보실장, 정책실장 등이 대통령에게 직접 화재 관련 상황을 대면 보고 했고, 같은 날 17시 30분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정부서울청사에 가서 관계부처 장관과 17개 시도지사 등과 대면 및 화상 회의를 주재 했습니다. 따라서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할 때, 대통령은 무려 2일간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는 주진우 의원의 글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입니다. 대통령실은 억지 의혹을 제기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정쟁화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행위에 법적 조치도 강구 중임을 알립니다.

    요약하면. 이재명 대통령은 귀국 즉시 화재 관련 보고를 받고, 밤새 상황을 점검했고, 관련 회의도 직접 주재했다.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는 주진우 의원의 글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다. 법적 조치 강구하겠다.

    조목조목 따박따박 주진우 의원 글을 반박한 것 같은데.

    일단 이 대통령 '현장 방문'은 강유정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더라도 없었던 것 같고. 그런 거를 떠나서. 근데. 뭔가 허전합니다.

    다시 압축해서 복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진우 '대통령실 궁색한 변명 잘 봤다. 그래서 냉부해 며칠에 촬영했냐고"...냉소, 압박

    주진우 의원 글의 제목은 '국정자원 화재 후 2일 동안 대통령 어디 있었나? 냉부해 촬영 일자는?'입니다. 내용은 이런저런 말 떼놓고 압축하면 '냉부해 촬영일자를 공개하라'입니다.

    그런데 강유정 대변인 브리핑엔 '냉부해 촬영일자' 관련해선 일언반구가 없습니다. '냉부해'의 'ㄴ'도 없습니다.

    이에 주진우 의원은 다시 자기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립니다.

    9월 28일 14:44에 올라온 커뮤니티 글과 사진을 보면 JTBC에 대규모 경찰 인력이 동원됐다. 딱 봐도 경호 목적이다. 적어도 그 시간 전후로 '냉부해' 촬영이 이뤄졌음을 추단할 수 있다. 대통령실에 앉아 자기들끼리 회의했다고 언론에 몇 줄 써서 내면 다인가? "라며 "대통령실 궁색한 변명 잘 봤다. 국민은 재난 상황에 대통령이 국민 앞에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았다고 질타한다. 그래서 냉부해 며칠에 촬영했냐고!"

    강한 질타와 냉소. '그래서 냉부해 며칠에 촬영했냐고'라는 조롱 섞인 압박입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불에 타 국가 주요 시스템이 먹통이 되는 초유의 일이 발생하고, 뒷수습을 하던 공무원이 무슨 이유에선지 극단 선택을 한 와중에 대통령이 '하하호호' 예능 프로그램을 찍는 게 말이 되냐. 언제 찍었냐. 밝히라는 압박입니다.
    ◇김남준 "28일 오후 냉부해 녹화하고 중대본회의 주재"...녹화 날짜 밝혀
    ▲ 브리핑하는 김남준 대변인 [연합뉴스]

    기자들도 당연히 '그래서 냉부해는 언제 촬영한 거지?'라고 물을 수밖에 없고. 이재명 대통령 부속실장을 하다 최근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온 김남준 대변인은 10월 4일 토요일 오후 '이재명 대통령 부부, jtbc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방영 연기 요청 관련'이라는 제목의 서면 브리핑을 냅니다.

    마지막 문장은 이렇습니다.

    이 대통령은 28일 오전 10시 50분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해 대통령실 3실장, 위기관리센터장, 국정상황실장, 대변인 등에게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28일 오후 중대본 회의 개최 및 부처별 점검 사항을 지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jtbc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를 녹화하고 오후 5시 30분 중대본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지나가듯 맨 끝에 한마디 툭 얹었는데. 28일 오후 '냉장고를 부탁해'를 녹화했다고 밝힌 겁니다.
    ◇국힘 "국가 불탄 날 예능 촬영. 이천 화재 때 떡볶이 먹방, 김문기 발인 때 캐럴 춤" 총공세

    이에 주진우 의원과 국민의힘은 거의 '올타구나' 분위기로 '실토했네. 그날 했네 했어' 이러면서 극단 선택을 한 공무원 발인 날인 5일이 이재명 대통령 김혜경 여사 '냉부해' 원래 방송일임을 고리로 이재명 대통령의 예전 이천 쿠팡 화재 당시 '떡볶이 먹방'이나 고 김문기 씨 발인 날 이 대통령 부부 크리스마스 캐럴 춤 영상 공개를 다시 소환하며 파상공세를 펼쳤습니다.

    [이재명식 재난 대응 매뉴얼] 대한민국 통째로 불타서 신음할 때, 예능 냉부해 촬영. 이천 쿠팡 화재로 소방구조대장 생사 오갈 때, 떡볶이 먹방 촬영. p.s. 고 김문기 씨 억울한 죽음의 발인 날, 산타 모자 쓰고 캐럴 춤추기.

    주진우 의원의 비웃음, 냉소입니다.

    이에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주진우 의원이 '이 대통령 잃어버린 48시간 운운'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줄 고발을 예고하고 있고,

    검사 출신인 주진우 의원은 '오케이' 하면서 '누가 허위사실을 공표했는지 기꺼이 맞서 싸워주지' 하면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과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을 고소하겠다고 하는 등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고소 고발 난무, 점입가경...강유정, 애초 대응 적절했나

    근데. 가만 생각해보면 애초 이게 이렇게까지 갈 일인가 싶습니다. 관련해서 강유정 대변인의 대응은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주진우 의원의 애초 물음은 '냉부해를 언제 촬영했냐'입니다.

    그거에 대해선 입 꾹 다물고, 물어본 건 쑥 빼고. 잃어버린 48시간이라니. 주진우 너는 허위사실 유포자다, 법적 대응 강구하겠다.

    강유정 대변인이 이렇게 하는 순간. 양상은 진실게임으로 갔고. 프레임은 '국가 전산 화재, 담당 공무원 죽음' vs '대통령 부부, 히히덕 예능 출연', 정확히 주진우 의원이나 국민의힘이 원하는 프레임으로 간 거 아닌가 싶습니다.

    차라리. 그날 대통령이 냉부해를 녹화한 거 맞다. 근데 그날 이런 이런 일을 하셨다. 화재 사태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셨다. 그런 가운데서도 짬을 내서 추석을 맞아 K푸드를 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한 녹화도 하셨다. 열심히 일하시는데 발목잡기 적당히 해라 했다면.

    강유정 대변인이 당시 상황에서 대통령 부부가 '예능 프로그램'을 녹화한 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브리핑에서 뺐는지 어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굳이 뺀 걸 보면 말해봐야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한 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의 나열이 진실은 아냐...강유정, '조희대 사퇴' 관련 '원칙적 공감' 발언 논란도

    사실의 나열이 진실은 아닙니다. 더욱이 본인에게 불리하다 싶은 걸 빼고 유리한 사실만 취사 선택해 나열하고 그게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건 의도적 왜곡이자 곡해입니다.

    '냉부해'를 언제 찍었냐고 물어보는데 그날 중대본 회의 주재했다. 너는 허위사실 유포자다 라고 몰아세우는 건. '글쎄요' 싶습니다.

    강유정 대변인이 본인 말에서 뭔가를 빼서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얼마 전엔 대통령실 기자 브리핑에서 여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저희가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좀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라는 점에서는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많은 언론사들이 '조희대 사퇴 요구, 원칙적 공감'이라는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이에 대해 강유정 대변인은 곧바로 다시 브리핑을 열어 "삼권 분립과 선출된 권력에 대한 존중감, 여기에 대한 원칙적 공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발언의 앞뒤 맥락을 자른 채 브리핑 취지를 오독한 것"이라고 '조희대 사퇴 요구, 원칙적 공감' 기사를 쓴 기자들을 '앞뒤 맥락을 자른 오독' 기자들로 몰았습니다.

    그러면서 기자들에 배포한 브리핑 공식 속기록에선 '원칙적 공감'이라고 말한 본인 워딩을 뺐다가 기자들 항의에 다시 넣었다가, 뺐다 넣었다 왔다갔다 해서 또 이런저런 논란과 구설을 낳기도 했습니다.
    ◇강유정 '발언 맥락 자른 채 오독"...브리핑 발언이 문제인가, 기자들이 문제인가

    다 떠나서. 대통령실을 출입할 정도면 그래도 해당 언론사의 이른바 '에이스'들인데. 그 기자들이 강유정 대변인과 무슨 억하심정이 있다고. 일부러 단체 '오독'을 한다고 하는 건지.

    여러 사람들이 그렇게 읽고 이해했다면. 그렇게 읽히게 말한 사람의 문제일까요. 그렇게 들은 사람들의 문제일까요.

    '오독'이라는 표현도 표현이지만, "발언의 앞뒤 맥락을 자른 채'라는 강유정 대변인의 발언은 개인적으론 좀 충격이었습니다.

    '맥락을 잘랐다'는 저 발언은 기자들이 강유정 대변인 발언이 본 취지가 그런 뜻이 아니었음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조희대 사퇴, 원칙적 공감'을 강조했다는 건데.

    뭐 조금만 비딱 했다 하면 '기레기, 기레기' 소리를 듣는데. 요즘 그렇게 이재명 대통령실 대변인 발언을 '의도적 오독'을 할 간 큰 기자들이 있을까 싶습니다.
    ◇목우인의(木偶人衣), 나무 인형에 사람 옷...대통령 대변인, 본인에 맞는 옷인지 성찰해보길

    '목우인의'(木偶人衣)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나무 인형에 사람 옷'이라는 뜻입니다.

    어울리지 않는 좋은 옷을 걸치고 있는 나무 인형. 능력 없는 사람이 좋은 자리에 있거나, 어리석거나 미련하여 제구실을 못 하는 사람이 안 어울리는 옷을 입고 있음을 빗대어 이르는 말입니다.

    더 직설적으론 '목후이관'(沐猴而冠)이라는 사자성어도 있습니다. '원숭이를 씻겨 관을 씌운다'는 뜻인데, 더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나무인형, 원숭이. 2005년, 20년 전에 동아일보 영화평론, 조선일보와 경향신문 문학평론 부문에 입상한 '신춘문예 3관왕' 출신 강유정 대변인의 '문필' 능력을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평하고 논하는 '평론'(評論)과 누군가를 대신해 말하는 '대변'(代辨)은 다른 일 아닌가 합니다. 그게 대한민국 대통령을 대변해야 하는 자리면 더욱 엄중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바이든 날리면'처럼. 적어도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을 집단 오독 시험에 들게 하거나. 언제든 사사건건 발목 잡을 궁리만 하고 있는 쪽에 '올타구나' 먹을거리를 던져주는 건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실 대변인이라는 소임이 본인에게 맞는 옷인지 한번 헤아려 보시길 권합니다. 대변(代辨)과 대변(大便). 흔히 먹는 놈 따로, 치우는 놈 따로, 자조 말이 있는데.

    왜 강유정 대변인이 있음에도. 굳이.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김남준 대변인이 또 왔는지. 강유정 대변인 본인이 얘기 안 한 '냉부해 녹화날짜'를 왜 김남준 대변인이 다음 날 밝혔는지 등등 포함해서. 그래서 그 이후 어떻게 전개됐는지 등등. 한번 헤아려 보시기 권합니다.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라서 하는 말입니다.

    아 참, 이재명 대통령 김혜경 여사가 출연한 '냉장고를 부탁해'가 닐슨 전국 기준 8.9% 시청률로 2014년 첫 방송 이후 시즌 1, 2를 통틀어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강유정 대변인이 많은 역할을 하신 것 같습니다. 축하를 드려야 할까요. 헤아려 보시기 권합니다. 지금까지 '유재광의 여의대로 108'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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