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해야지, 안 되겠네"...'부셔버릴거야', 김건희 막장 드라마 끝은, 파증불고(破甑不顧)[유재광의 여의대로 108]

    작성 : 2025-10-18 14:23:34 수정 : 2025-10-18 16:03:4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KBC 광주방송 서울광역방송센터가 위치한 '파크원'의 도로명 주소입니다. 정치권 돌아가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 이에 대한 느낌과 단상을 진솔하고 가감 없이 전하고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김건희, 허위경력 취재 기자에 “지금 나 협박해?...너도 한번 다 파볼까”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있다. [연합뉴스]

    “솔직히 이걸 쓸 일이에요? 정말 치사하게! 나한테 지금 협박하는 거예요, 지금? 내가 공인입니까? 근데 내가 그렇게, 그렇게까지 검증받아야 돼요?”

    지난 14일 국회 과방위 국감에서 YTN 해직 기자 출신 노종면 의원이 공개한 공개한 김건희 씨 육성입니다. 제20대 대선 전인 지난 2021년 12월 김건희 씨가 자신의 허위경력 관련 입장을 묻는 YTN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 말입니다.

    “솔직히 이걸 쓸 일이에요? 정말 치사하게! 나한테 지금 협박하는 거예요, 지금? 내가 공인입니까? 근데 내가 그렇게, 그렇게까지 검증받아야 돼요?”

    상당히 흥분한 것 같고. 문자로만 봐도 김건희 씨 특유의 톤과 목소리가 자동 재생되는 느낌입니다.

    우리 속담에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말이 있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협회에 재직했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교수 초빙 지원서에 적어 내놓고는.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 질문에 김건희 씨는 잔뜩 흥분해서 이렇게 화를 냅니다.

    “아니, 그럼 잘못 기재 안 할 것 같아, 기자님은? 다 파볼까, 한번. 나도 한번 그러면? 잘못 기재한 거 없나? 뭐 조금 이력서를 돋보이기 위해서 낸 거고…”

    뭐를 파보겠다는 건지. 너는 깨끗하냐. 파면 너는 아무것도 안 나올 것 같냐. 뭐 이런 얘기인데. ‘도적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고.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습니다.

    다른 한편으론. 너도 한번 파볼까. 파면 뭐가 나와도 오물이 다 나올 거라는 인식을 밑에 깔고 있는데. 사람은 역시 자기 기준이나 입장에서 보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진짜 나도 복수해야지, 안 되겠네”...김건희,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

    암튼 ‘다 파볼까, 한번’ 그러더니 급기야 ‘복수’ 운운합니다.

    “좋아. 그럼 저도 진짜 나도 복수를 해야지. 안 되겠네.”

    예전에 26년 전인 1999년 심은하 씨가 여주인공을 맡은 ‘청춘의 덫’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심은하 씨가 자기를 배신한 남자에게 이런 대사를 합니다.

    “당신, 편안히 안 놔둘 거야. 당신, 부셔버릴거야”

    ‘부셔버릴거야’는 ‘부숴 버릴 거야’의 잘못된 표기인데. 암튼 ”진짜 나도 복수를 해야지. 안 되겠네.”라는 김건희 씨 말을 듣는 순간, 개인적으론 심은하 씨의 저 대사가 생각났습니다. ”당신, 부셔버릴거야.”

    심은하 씨에 비하면 뭐랄까 좀 더 ‘저렴한 버전’ 같은 느낌도.
    ◇“부셔버릴거야” 드라마도 아니고...YTN 졸속 매각 민영화, 김건희 뒤끝 복수?

    그리고 온 나라를 돌아다니며 ‘어퍼컷’을 날린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그 얼마 후 한전KDN과 한국마사회 등 공공기관들은 가지고 있던 YTN 지분을 몽땅 팔아치웁니다. 졸속 매각 논란 속에 YTN은 그렇게 민영화됩니다.

    그리고 이어서 방송장악 논란 사장이 날아오고, 그걸 또 쫓아낸다고 한바탕 난리를 겪고, 이걸 해야 하네 말아야 하네, YTN은 지금도 큰 논란과 홍역을 앓고 있습니다.

    논리학에서, 그리고 기사를 쓰면서 단순 ‘선후 관계’를 원인과 결과 ‘인과 관계’로 치환하면 안 된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배우고 경계하는데.

    YTN 공공지분 매각, 민영화. 이게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요.

    아니면 ‘치사하다. 지금 나 협박하냐. 나도 복수해야지. 안 되겠네’ 운운하던 ‘윤석열 위에 김건희, V-0’라 불렸던 영부인 김건희 씨의 ‘뒤끝’일까요.
    ◇“윤석열 정부, 팔 의사 없던 YTN 팔 비틀고 목 비틀어 결국 매각...장물”
    ▲ 김건희 여사의 허위이력 의혹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연합뉴스]

    이와 관련 한전KDN 대표이사와 한국마사회장은 윤석열 정부가 유지되던 작년 10월 국회 과방위 국감에서 “원래는 YTN 지분을 팔 생각이 없었다. 계속 갖고 있으려 했는데 정부 ‘권고’로 팔게 됐다”는 취지로 답변한 바 있습니다.

    관련 질의를 했던 YTN 노조위원장 출신인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이렇게 대주주들이 팔 의사가 없었던 것을 윤석열 정부가 대주주의 팔을 비틀고 목을 비틀어서 결국은 매각시킨다. 이것이 장물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했습니다.

    YTN 기자의 김건희 씨 허위경력 취재와 방송, ‘복수해야지, 안 되겠네’ 김건희 씨 발언, 윤석열 대통령 집권과 공공기관 YTN 지분 매각 민영화. 다시 묻게 됩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단순 선후 관계일까요, 인과 관계일까요. 누군가의 ‘복수’ 아닐까요. ‘합리적 의심’이 듭니다. 한마디만 더 보태겠습니다.
    ◇김건희 “내가 정권 잡으면 거기는 완전 무사 못해...권력이 그래서 무서운 것”
    ▲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내가 정권 잡으면 거기는 완전히 무사하지 못할 거야. 권력이란 게 잡으면 권력이 그래서 무서운 거야”

    ‘내가’ 정권 잡으면. 아직 남편이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전에 김건희 씨가 자기에게 비판적인 언론과 기자에게 했다는 말입니다. 내가 정권 잡으면 거긴 무사하지 못할 거야.

    ‘구밀복검’(口蜜腹劍)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입으로는 꿀을 바른 듯 달콤한 말을 하지만 속으론 칼을 품고 있다는 뜻입니다.

    마음속으론 칼을 갈고 있으면서 상대를 속이고 세상을 속이고.

    김건희 씨는 YTN 보도가 나가고 약 2주 뒤인 2021년 12월 26일 허위경력 논란과 의혹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합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김건희, 아내 역할에만 충실?...구밀복검(口蜜腹劍), 입으론 사과 속으론 칼 갈아
    세상 처연한 얼굴로 ‘부끄럽다. 부디 용서해 달라’며 고개를 떨군 김건희 씨는 이런 말도 합니다.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주십시오.”

    앞서 심은하 씨 주연 드라마 ‘청춘의 덫’에 나온 “당신, 부셔버릴거야” 대사 얘기했는데. 이 드라마에 나오는 또 다른 유명한 대사가 있습니다.

    “어디 이제 와서 불쌍한 척이야”가 그것입니다.

    구밀복검. 처연한 얼굴과 말로 입에 바른말을 했지만. 김건희 씨, 사실은 마음속으론 시퍼런 칼을 갈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요. 내가 정권 잡으면. 잡기만 하면.
    ◇증의파의(甑以破矣) 시지하익(視之何益)...이미 다 깨진 시루, 쳐다봐야 소용없어

    떡이나 쌀 같은 걸 찌는데 쓰는 시루 증(甑) 자를 쓰는 ‘증이파의’(甑以破矣)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직역하면 ‘시루는 이미 깨졌다’는 뜻입니다.

    중국 남북조시대 때 송나라 범엽이 쓴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표현입니다. 증의파의 시지하익(甑以破矣 視之何益) 시루는 이미 깨졌는데 쳐다본들 무엇하겠습니까.

    일이 이미 틀어지고 잘못돼 땅을 치고 후회하고 뉘우쳐 봐야 아무 소용없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파증불고(破甑不顧), ‘깨진 시루는 돌아보지 않는다’고도 쓰는데. 이미 끝난 일, 후회해 본들, 아쉬워해 본들. 소용없으니 깨끗이 단념해라 정도 뜻입니다.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특검, 앞으로도 없을 것...가진 것들 이미 다 깨져, 산산조각
    ▲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김건희 씨가 무슨 생각을 했고, 하고 있는진 뱃속에 들어가 보질 않아서 다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남편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돼 구치소에 있고 김건희 씨 본인도 주가조작 등등 이런저런 혐의들로 체포돼 구치소에 있으면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채해병 특검·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 전직 대통령 부부가 각각, 그리고 동시에 특검 수사와 재판을 받는 건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이고 이후로도 없을 것 같습니다.

    김건희 씨가 무슨 생각을 했든, 하고 있든. 형사재판도 재판이고 이런저런 손해배상 소송에 줄을 잇는 구상권 청구. 여기에. 그라프 목걸이 전달했다 등등. ‘측근’이었던 사람들도 줄줄줄 김건희 씨 부부에 반하는 ‘불리한’ 증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시루고 그릇이고 접시고. 재물이든 사람이든 뭐든 두 사람이 가지고 있던 것들은 이미 다 깨지고 산산조각 박살이 난 것 아닌가 합니다.
    ◇왜 너는 나를 만나서...윤석열-김건희 막장 드라마 끝,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어
    ▲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환영 만찬에 참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인도네시아 대통령 비서실 유튜브 채널 캡처]

    김건희 씨가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했는데. ‘청춘의 덫’ 드라마 얘기를 했는데, 장서희 씨가 얼굴에 점 하나 찍고 생판 다른 여자 1인 2역을 했던 ‘아내의 유혹’이라는 드라마도 생각납니다.

    ‘왜 너는 나를 만나서...’로 시작하는 드라마 OST도 큰 인기를 끌었었는데. 김건희와 윤석열, 윤석열과 김건희. 왜 너는 나를 만나서...

    장님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 누가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겠습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열흘 붉은 꽃 없다고 했던가요. 지난날의 영화와 권력은 온데간데없이 다 사라졌고. 남은 건 그 끝을 기약도 짐작도 하기 싫은 수사와 재판.

    이미 다 깨진 부귀와 영화, 후회한들 돌아본들 아쉬워한들 무엇하겠습니까.

    후회(後悔). 뒤에서 뉘우친다. 그래서 모든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것 아닌 것 합니다.

    이미 다 깨진 부귀와 영화. 깨진 시루는 돌아보지 않는 것. 파증불고(破甑不顧) 넉 자를 김건희 씨에게 드립니다. 지금까지 ‘유재광의 여의대로 108’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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