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서 또다시 학생 200여 명 집단 납치...나흘 만에 두 번째 참사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무장 괴한에 의한 학생 집단 납치 사건이 나흘 만에 또 발생했습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새벽 서부 니제르주 아그와라 파피리 지역의 세인트메리즈 가톨릭 기숙학교에 괴한들이 침입해 학생과 교직원 등 최소 227명을 납치했습니다.

납치된 인원 가운데는 여학생 215명과 교사 12명이 포함돼 있으며, 일부 학생은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 가톨릭 교구는 성명을 통해 "무장 괴한들이 오전 1시에서 3시 사이 학교를 급습해 학생과 교사, 경비원을 납치했고, 경비원은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한 유엔 소식통은 "납치된 학생들이 인근 카두나주 비르닌과리 숲으로 끌려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경찰 특수부대와 군은 해당 지역 숲을 중심으로 수색 및 구조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불과 나흘 전인 지난 17일, 케비주의 한 중학교에서 여학생 25명이 납치된 사건 이후 다시 발생한 것입니다.

당시 무장 괴한은 교직원 1명을 살해한 뒤 학생들을 납치했으며, 이후 1명이 탈출해 귀가했습니다.

나이지리아 볼라 티누부 대통령은 잇따른 납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22~23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연기하고 범인 추적 지시를 내렸지만, 또다시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니제르주 정부는 "케비주와 인접 지역의 위험이 커 임시 휴교령을 내렸음에도, 세인트메리즈 학교가 이를 무시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나이지리아에서는 학생 납치뿐 아니라 교회 공격 등 무장단체의 폭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8일에도 서부 지역 한 교회에서 예배 중이던 신도들이 괴한의 공격을 받아 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이지리아 서부와 북부 지역에서는 '반디트(Bandit)'로 불리는 무장 범죄조직들이 몸값을 노린 납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몸값을 지불하면 풀려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살해되는 사례도 빈번합니다.

국제아동권리단체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나이지리아 학교에서 납치된 학생 수가 1,680명을 넘는다고 보고했습니다.

특히 2014년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보코하람(Boko Haram)이 북동부 치복 마을에서 여학생 276명을 납치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산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