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익산시 인화동 송리문화금고에 보관된 옛 익산금융조합 금고는 80년째 봉인된 상태로 보존 중입니다.
가로 93cm, 세로 125cm 크기의 독일제 철제 금고의 문은 발견 이후 단 한 번도 열린 적이 없습니다.
금고의 다이얼과 손잡이는 누군가 고의로 훼손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옛 익산금융조합은 일제강점기 은행과 같은 역할을 하던 기관으로 당시 주변 대농장 등을 운영했던 일본인들이 주로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방 이후에는 1957년 등기소로 이용되다 1969년 전북은행 이리지점이 들어서기도 했습니다.
금고 안에 뭐가 들어있을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지만 신기하게도 한국전쟁과 도시 개발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금고는 개봉된 적이 없습니다.
해방 이후 미군정이 일본인들이 귀국할 때 현재 물가 기준으로 1인당 1천만 원 정도의 재산만 가지고 귀국하도록 제한했기 때문에 지역 유지들이 들고 갈 수 없는 재산을 문서 형태로 금고 속에 보관해 뒀을 것이라는 추측이 유력합니다.
다만, 금괴나 귀금속 같은 실물 재산이 금고 안에 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익산시는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는 익산금융조합 금고에 대해 발굴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궁금증을 궁금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역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더 가치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현재의 기술로 금고 내부에 어떤 물건이 들어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두고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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