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복권 수집왕' 노장환..40년간 모은 복권 변천사 '한눈에'(1편)

    작성 : 2024-08-03 08:00:01
    주택복권부터 월드컵, 연금복권까지 다양
    터미널에서 근무, 복권판매소 통해 수집
    당첨 경험은 로또 3등 150만 원이 고작
    동료 직원 연금복권 당첨 월 370만원 수령
    [남·별·이]'복권 수집왕' 노장환..40년간 모은 복권 변천사 '한눈에'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수집한 복권을 펼쳐 보이고 있는 노장환 씨

    돼지꿈을 꾼 날이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번쯤 사게 되는 복권.

    잠시나마 인생역전을 상상해 보지만 천문학적인 당첨 확률 때문에 번번이 좌절되고 맙니다.

    로또복권 1등 당첨확률은 800만분의 1, 연금복권은 500만분의 1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과녁을 빗나간 복권은 쓰레기통에 던져지거나 길거리에 나뒹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처럼 휴지조각으로 변해버린 낙첨 복권을 40년간 차곡차곡 소중하게 모아 수집해온 60대 남성이 있습니다.

    광주 광천터미널 내 한 버스회사에서 20대부터 근무하다가 올해 5월 말 퇴직한 노장환 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 1980년 대인동에 있는 버스회사에 취업
    그는 1979년 고등학교 졸업 후 직업훈련원과 기술학원에서 전기·전자 자격증을 취득해 1980년 6월 당시 동구 대인동에 있는 버스회사에 취업했습니다.

    그가 하는 일은 버스에 장착된 오디오, TV, 비디오 등 각종 전자기기를 설치하고 수리하는 일입니다.

    ▲2002 한일월드컵 개최 기념 체육복권

    1980년 어느 날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쓰레기통에 버려진 주택복권이 그의 눈에 포착됐습니다.

    터미널 내에 복권판매소가 있었는데, 승객들이 오가면서 구입했다가 당첨이 되지 않아 버린 것이었습니다.

    그 복권을 본 순간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과 함께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취미 삼아 우표를 수집해 왔는데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 고민하던 터였습니다.

    그는 이때부터 복권판매소에 부탁해 낙첨 복권을 얻어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술은 입에도 대지 않은 터라 복권 수집이 그의 유일한 즐거움이었습니다.

    그가 40여 년간 수집한 복권 앨범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복권의 변천사를 한 눈에 꿰뚫어 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가 발행한 슈퍼밀레니엄복권

    맨 처음 모으기 시작한 복권은 주택복권이었습니다.

    너무 많아 제대로 정리도 못한 채 여러 개의 박스에 담아 보관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택복권 제1회 발행 복권은 수백만 원을 호가한다고 합니다.

    이후 주택은행은 1993년 9월 19일 또또복권을 발행했는데 1등 상금은 3천만 원이었습니다.

    서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서울올림픽조직위가 발행한 올림픽복권은 1983년 4월 첫 발매됐습니다.

    이 복권은 1988년 12월 18일 298회를 끝으로 종료되었습니다.
    ◇ 2000년 새천년더블복권 1등 상금 20억 원
    ▲새천년을 기념해 발행한 새천년더블복권

    2002년 월드컵조직위와 대한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한 스포츠복권은 1998년 5월 30일 처음 발행됐으며 1등 상금은 3억 원이었습니다.

    이 복권은 2006년 3월16일 409회까지 발행됐습니다.

    노 씨는 월드컵복권 전 회차를 보유하고 있는데 희소가치가 있어 수집가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발행된 새천년더블복권은 2000년 2월 20일 추첨됐는데, 1등 상금은 20억 원이었습니다.

    또한 소나타 승용차 1,050대가 내걸렸습니다.

    이례적으로 지자체가 발행한 복권이 있습니다.

    제주도가 발행한 슈퍼밀레니엄 복권은 1등 상금이 6억 원, 최고당첨가능상금이 30억 원이며 소나타 600대가 증정됐습니다.

    2001년 7월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플러스플러스복권을 발행하기 시작해 2006년 9월까지 42회 발행했습니다.

    1등 상금은 10억 원이었습니다.

    ▲연금복권

    슈퍼코리아연합복권은 2002년 3월 10일 2회까지 발행되었는데 당첨금은 60억 원이었습니다.

    또한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념해 발행된 체육복권은 1등 상금이 1억 5천만 원이었습니다.

    수탁사업자연합 복권사업단이 2006년 4월 30일 발행한 팝콘복권은 3매 연속 당첨시 상금은 20억 원이었습니다.

    KTB 종합기술금융이 발행한 더블복권(일명 기술복권)은 1995년 9월 첫 발매를 시작해 2006년 3월까지 지속했으며 1등 당첨상금은 1억 5천만 원이었습니다.

    후속으로 슈퍼더블복권이 발행됐습니다.
    ◇ "복권 디자인 감상하며 정신집중 도움"
    연금복권은 2011년 7월 첫 발행되었으며 당첨되면 월 500만 원씩 20년간 지급됐습니다.

    현재는 월 700만 원, 20년으로 상향됐습니다.

    노장환 씨 직장 동료 가운데 10년 전 연금복권 당첨자가 나왔는데 세금을 공제한 월 370만 원씩 수령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복권을 살펴보는 노장환 씨

    노장환 씨는 자신도 호기심에 로또를 몇 번 구입했으나 3등 150만 원이 최고금액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낙첨복권 시상에 참여해 더블복권 1~5조 복권을 모아서 100만 원을 받은 적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복권을 모으는 즐거움으로 "정신집중에 도움이 되고 복권에 실린 유럽 관광지 풍경을 감상하며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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