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현지 당국이 중국인 용의자 3명을 붙잡아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캄보디아 캄포트주 지방법원 검찰청은 11일 "지난 8월 8일 보코산 인근 차량에서 발견된 한국인 박모씨(22) 사망 사건과 관련해 중국인 3명을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숨진 박씨는 발견 당시 차량 안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으며, 신체 곳곳에서 심한 멍과 혈흔 등 고문 흔적이 드러났습니다.
현지 경찰은 중국 국적의 차량 운전자 리씨(35)와 동승자 주씨(43)를 즉시 체포했고, 이후 수사를 통해 박씨가 사망 전 감금돼 있던 범죄단지에서 추가 용의자 류씨(35)를 검거했습니다.
수사 당국은 현장에서 사기 행위에 사용된 증거물을 확보하고 범죄단지를 봉쇄했습니다.
캄보디아 검찰은 이들에게 살인 및 불법감금 등 혐의를 적용했으며, 세 사람은 현재 캄포트 지방 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또 다른 중국인 용의자 2명은 여전히 도주 중으로, 현지 경찰이 국제 공조를 통해 행방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부검 결과 박씨의 사망 원인을 "극심한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판단했습니다.
박씨는 생전 심각한 폭행을 당한 정황이 확인됐으며, 사망 당시 손발이 묶인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숨진 박씨는 경북 예천 출신으로, 지난 7월 17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일주일 만에 가족과의 연락이 끊겼습니다.
이후 가족은 "박씨가 현지에서 사고를 쳤다"며 5,000만 원을 요구하는 협박 전화를 받았고, 약 2주 뒤 사망 소식을 전달받았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국내 대포통장 유통 조직의 유인에 넘어가 캄보디아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조직은 "캄보디아에서 통장을 비싸게 사줄 사람이 있다"며 현지로 출국을 권유했고, 박씨는 이후 감금·폭행을 당했습니다.
경북경찰청은 지난달 중순 박씨에게 접근해 출국을 유도한 A씨를 검거했습니다.
A씨는 국내에서 조직의 지시를 받아 '고수익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피해자를 현지로 보내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현재 외교부와 협조해 캄보디아 당국과의 공조 수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추가 피해자 발생 여부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 폭행치사 사건이 아니라 '보이스피싱·불법 대포통장 조직의 해외 리크루팅형 범죄'의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피해자를 해외로 유인해 감금·강요와 폭행을 동반한 금융 범죄에 가담시키는 수법이 동남아 지역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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