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 영어와 국어의 난도가 높아 '불수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탐구 영역에서는 사회·과학 간 상위등급 인원 격차가 벌어져 수험생들의 정시 지원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4일 발표한 채점 결과에 따르면, 수능 전 영역에서 정답을 모두 맞힌 만점자는 총 5명(재학생 4명, 졸업생 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11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입니다.
올해 가장 어려웠던 영역은 영어입니다.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3.11%(1만 5,154명)로,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수능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이는 1등급 비율이 4.71%였던 2024학년도 수능보다도 낮은 역대 최저치입니다.
작년 6.22%에서 절반 가까이 떨어지며 상위권 학생 간 변별력이 더욱 강화됐습니다.
영어 1등급 인원 감소는 수시에서 수능 최저등급 충족 실패로 이어질 수 있어, 주요 대학 수시 지원자들 가운데 불합격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정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입시업계는 정시 당락의 핵심은 '국어'라고 진단했습니다.
올해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전년(139점)보다 8점 상승했습니다.
반면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전년(140점)보다 1점 하락했습니다.
이로 인해 같은 원점수 만점(100점)이라도 국어와 수학 간 표준점수는 8점 차이가 납니다.
종로학원은 "수학 만점을 받고도 국어 고득점 학생을 이길 수 없는 구도가 형성됐다"면서 "상위권의 핵심 변별 과목은 국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학사 역시 "올해 의대 등을 노리는 최상위권 수험생의 당락은 수학에서의 실수를 국어에서 얼마나 커버하느냐가 아니라 '국어 고득점 여부'에서 결정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국어 만점자는 261명으로 지난해(1,055명)의 4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난도 높은 독서 지문과 복잡한 문항 구성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수학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으로, 전년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만점자 수는 780명으로 지난해(1,522명)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국어의 경우 등급 컷이 133점으로 작년보다 2점 올랐고, 수학은 128점으로 3점 내려갔습니다.
탐구 영역에서는 '사탐런'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사탐런은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공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회탐구 과목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올해 수능 사회·과학탐구 응시자 중 사회 과목을 선택한 비율은 77.3%(41만 1,259명)로, 작년 62.1%보다 15.2%p 상승했습니다.

이 같은 경향은 등급별 분포에서도 확인됩니다.
평가원에 따르면, 사회탐구에서 2등급 이내에 든 수험생은 전년 대비 30.0%(1만 8,375명) 증가한 반면, 과학탐구는 25.3%(1만 2,612명) 줄었습니다.
종로학원은 "사탐 고득점자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 정시에서 치열한 경쟁 구도가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학사도 "사탐런을 했으나 성적이 월등히 높지 않은 경우 인문계열로 교차지원을 하기에도 무리가 있고, 자연계열로 지원하기에는 가산점을 받지 못해 불리하기 때문에 이중고를 겪을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사회탐구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세계지리가 73점으로 가장 높았고, 정치와법은 67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과학탐구에서는 생명과학Ⅰ이 74점으로 최고점이었으며, 물리학Ⅰ·화학Ⅰ 등도 작년보다 상승했습니다.
사회·과학 각각에서 선택 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는 6점으로, 지난해(사회 11점, 과학 8점)보다는 격차가 줄었습니다.
절대평가인 한국사 1등급 비율은 15.23%(7만 5,199명)로 전년(19.62%)보다 4.39%p 낮아졌습니다.
제2외국어/한문에서는 베트남어Ⅰ이 9.78%로 가장 높았고, 아랍어Ⅰ은 1.38%로 가장 낮았습니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총 49만 3,896명이며, 이 중 재학생은 33만 3,102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16만 794명이었습니다.
개인별 성적표는 5일 배부됩니다.
입시 전문가들은 정시 지원 전략 수립 시 자신이 잘 본 과목의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영어 성적이 낮은 수험생은 영어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 지원에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SKY' 대학 중 영어 반영 비중은 연세대, 고려대, 서울대 순으로 높습니다.
비상교육은 "대학의 환산 점수 유불리 파악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목표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과 자기 성적을 비교해 보고, 비슷한 점수대 학생의 정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탐구영역은 정시에서 대부분의 대학이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하기 때문에, 단순 성적표의 표준점수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대성학원은 "많은 대학이 탐구 영역에서 백분위 기반 변환표준점수를 사용한다"며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은 표준점수를 적용하므로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크게 발생할 수 있어 수험생은 목표하는 대학의 변환표준점수 적용 방식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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