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 123만명 혈당 관리 '사각지대'..왜 방치됐나

    작성 : 2025-10-27 07:24:28 수정 : 2025-10-27 07:47:39
    ▲ 진료 대기 중인 환자들 [연합뉴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10명 중 3명꼴인 약 123만 명이 혈당 관리에 필수적인 '당화혈색소' 검사를 1년에 한 번도 받지 않거나 단 1회만 받아 심각한 합병증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4일 '2025년 대한예방의학회 가을 학술대회'에서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2024년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HbA1c) 검사 현황' 분석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당화혈색소 검사는 최근 2∼3개월간의 평균적인 혈당 조절 상태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입니다.

    이 수치를 통해 환자의 장기적인 혈당 관리가 잘되고 있는지, 그리고 심근경색·뇌경색·신장질환 등 치명적인 만성 합병증의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진료 지침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꾸준히 점검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연간 2∼4회(3개월 간격)의 정기적인 당화혈색소 검사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 당화혈색소 검사 횟수별 당뇨병 환자 수 [건강보험공단]

    그러나 이번 분석 결과, 2024년 기준 전체 당뇨병 환자 439만 8천 명의 관리 실태는 권고 수준과 차이를 보였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과소 검사' 그룹입니다.

    전체 환자의 28.1%에 해당하는 123만 6천 명(0회 40만 2천 명, 1회 83만 4천 명)이 1년 동안 검사를 0회 또는 1회만 받아 혈당 관리가 미흡한 상태였습니다.

    반면 권고 수준(연 2∼4회)에 맞춰 적정 검사를 받은 환자는 61.8%(272만 1천 명)였습니다.

    불필요한 '과다 검사' 문제도 확인됐습니다.

    연간 5회 이상 검사받은 환자도 10.0%(44만 2천 명)에 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면 연 5회 이상의 잦은 검사는 당뇨 관리에 새로운 임상적 정보를 주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1차 의료기관인 의원급에서 과소 검사 문제가 두드러졌습니다.

    1년간 한 곳의 의원만 이용한 당뇨병 환자(242만 7천 명)를 분석한 결과, 35.8%(86만 9천 명)가 연 0∼1회 검사를 받는 데 그쳤습니다.

    일부 의료기관의 관리 부실 사례도 드러났습니다.

    2024년 당뇨병 외래 환자가 575명이었던 A의원을 비롯한 18개 요양기관은 1년 동안 모든 당뇨 환자에게 당화혈색소 검사를 단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B의원은 환자 104명에게 1.7개월 주기로 연평균 7회의 과다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국민 건강 향상과 재정 건전성을 위해 의료 현장의 적정진료 문화 정착이 중요하다"며 "빅데이터를 통해 과잉진료뿐 아니라 과소진료 문제에도 주목해 국민이 제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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