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경호 침몰 당시 '돌연 회항' 여수소방정대.."뱃멀미 탓"

    작성 : 2025-03-03 20:58:08

    【 앵커멘트 】
    5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서경호의 침몰 사고가 일어난 급박했던 당시, 구조 활동을 위해 출항했던 여수소방서의 소방정대가 갑자기 회항했습니다.

    알고 보니 먼 바다로 처음 나가는 데다 대원들도 뱃멀미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전문 구조 인력이 없고, 대체 소방정이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해 빚어진 촌극이었습니다.

    조경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여수 해상에서 서경호가 침몰한 지난달 9일 새벽, 해상과 연안 재난에 대응하는 여수소방서 소속 소방정대가 출동했습니다.

    해상 수색과 구조가 한창이던 새벽 5시쯤 해경이 소방정대에 지원을 요청한 겁니다.

    ▶ 스탠딩 : 조경원
    - "사고 지점으로 향하던 147톤급 소방정은 출동한 지 3시간 만인 오전 8시쯤 복귀를 결정하고 다시 이 항구로 돌아왔습니다."

    먼 바다로 나간 건 당시가 처음이었고, 한 구급대원이 극심한 뱃멀미를 호소했기 때문입니다.

    ▶ 싱크 : 사고 당시 출동 팀장 (음성변조)
    - "해양 상태가 너무 안 좋고..배를 탔던 직원이 아니라 일반 구급대원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멀미를 너무 심하게 해 가지고 불가피하게 귀소를 요청드렸습니다"

    현재 여수소방서 소방정대에는 육상 소방관들이 배치돼 있고, 해상에 특화한 구조인력은 없습니다.

    또 보유 중인 단 1척의 소방정은 지난해 고장 난 채 1월부터 11월까지 항만에 묶여 있었습니다.

    부품을 구하지 못한 탓입니다.

    예산도 부족해 대체 선박을 투입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여수 소방정대 훈련 건수는 4건, 출동은 단 2건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훈련과 경험 부족으로 서경호 사고와 같은 실제 상황에서 대응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 인터뷰(☎) :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소방정은 사실 소수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고.. 훈련을 강화하고 또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조치와 함께) 수리를 하면 대체 소방정이라도 투입해서 훈련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죠."

    해상 재난과 구조구급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설치된 소방정대, 하지만 훈련 부족 탓으로 인명 구조가 시급한 현장에서 발길을 되돌려야만 했습니다.

    KBC 조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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