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계 국제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하며 기적의 역사를 썼습니다.
특히 이번 우승은 고시엔 구장이 개장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의 우승으로 더욱 뜻깊은 순간이 됐습니다.
교토국제고는 23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에 연장 접전 끝에 2대 1로 승리했습니다.
경기는 9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으로 '0'의 균형이 깨지지 않았습니다.
각 팀은 몇 차례 득점권 찬스를 만들기도 했지만 득점에 성공하진 못했습니다.
승부는 연장전에서 갈렸습니다.
교토국제고는 연장 10회 초 무사 1, 2루에 주자를 두고 공격하는 승부치기에서 안타와 볼넷, 외야 뜬공 등으로 2점을 따내며 균형을 깨뜨렸습니다.
이어 10회 말 간토다이이치고 또한 1점을 따내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교토국제고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날 진풍경은 일본 전역에 생중계된 한국어 교가였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승리 직후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로 된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습니다.
고시엔에서는 출전학교 교가가 연주되며 NHK는 모든 경기를 방송합니다.
한편, 교토국제고는 국내 프로야구 구단인 KIA타이거즈와도 인연이 깊습니다.
올해 초 KIA는 일본 고치현에 2군 스프링캠프를 차렸는데 당시 현지 교포로부터 교토국제고의 안타까운 사정을 접했습니다.
야구부 역사가 길지 않은 교토국제고의 여유롭지 못한 재정상황에 찢어진 야구공에 테이프를 붙여가며 훈련을 해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KIA 구단은 훈련용 공 1,000개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교토 국제고 박경수 교장도 "받은 공은 부원들의 연습에 의미 있게 사용하겠다"고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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