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유튜버들, 탄핵정국 갈등 틈타 수억씩 벌었다

    작성 : 2025-03-23 08:04:00 수정 : 2025-03-24 09:01:33
    ▲ 유튜버들의 무대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정국 혼란이 100일 넘게 계속되는 동안 '때아닌 호황'을 누려온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정치 유튜버들입니다.

    23일 유튜브 통계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간 가장 많은 슈퍼챗(현금후원)을 받은 국내 유튜브 채널은 보수성향 정치 채널 '신의한수'로, 총 3억 1,000만 원가량을 벌어들였습니다.

    진보성향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은 같은 기간 약 2억 4,000만 원을, 보수성향의 'GROUND C 그라운드씨'와 '홍철기TV'가 각각 약 1억 4,000만원, 1억 3,000만원을 벌어들여 뒤를 이었습니다.

    월별 국내 슈퍼챗 순위 1위를 기록한 채널들도 1달간 1억 원 이상의 슈퍼챗을 받은 경우는 드뭅니다.

    계엄·탄핵심판 정국에서 시청자의 관심과 후원이 정치 유튜버들에게 집중된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12월에는 뉴스공장이 한 달 만에 약 1억 5,000만 원을 벌기도 했습니다.

    이 채널을 운영하는 김어준씨는 12월 국회에 출석해 '한동훈 체포 후 사살' 등을 제보받았다고 주장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윤 대통령이 체포된 1월에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꾸준히 실시간 영상을 올린 신의한수가 1억 6,000만 원가량을 슈퍼챗으로 벌어들였다.

    '신 남성연대' 등 일부 유명 채널은 '수익 창출 정지', 일명 노란딱지 조치를 받으며 순위에 들지 못했으나, 대다수 정치 유튜버가 슈퍼챗 외에도 본인의 계좌번호를 영상에 띄워 개별 후원을 유도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들의 수익도 적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튜버들의 약진도 두드러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 정국 당시 관저 경내를 망원렌즈로 찍어 생중계한 진보성향 '고양이뉴스'는 1월 한 달에만 9,000만 원어치 슈퍼챗을 받았습니다.

    같은 달 스스로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하고 경찰에 연행되는 장면까지 방송한 '젊은시각'은 5,000만 원가량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슈가 곧 돈'인 상황에서 주목받기를 바라는 일부 정치 유튜버들이 현실에서 과격한 행동을 벌이기도 합니다.

    가령 최근 헌법재판소 인근에선 다수의 탄핵 찬반 양측 유튜버들이 상대편에게 욕설을 내뱉고 소란을 피우는 모습을 스스로 생중계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됩니다.

    대학가 탄핵 찬반 집회에서도 유튜버들이 방송을 켠 채 교내에 난입해 난동을 부려 문제가 됐습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갈등으로 관심을 얻고 돈을 버는 이들이라면 타협이나 공존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들이 계속해서 혐오와 충돌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유 교수는 "우리 사회는 이들을 방치한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중"이라며 "무법지대에 놓인 이들에게도 적절한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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