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 시인 『내 말을 밀고 가면…』 시집 출간

    작성 : 2025-01-13 09:02:42
    남루한 생을 물들이는 '은빛 노래'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로 등단
    전남대에서 강의, 평론 활동도 활발
    고산문학대상 등 다수 문학상 수상
    ▲ 이송희 시인과 『내 말을 밀고 가면…』 시집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송희 시인이 신작시집 『내 말을 밀고 가면 너의 말이 따라오고』(작가刊)를 펴냈습니다.

    이 시인은 가람문학상, 오늘의시조시인상, 제20회 고산문학대상 등을 수상하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번에 펴낸 『내 말을 밀고 가면 너의 말이 따라오고』는 모두 4부로 나뉘어져 총 64편의 시조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마음을 물들이고 싶다"고 말합니다.

    또한 "시는 내게 다리 같고 낡은 책 같고, 지울 수 없는 염료 같다"고 고백함으로써 시인의 삶과 시쓰기가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일체임을 언명합니다.

    그래서일까 시인은 이 순간 어둠 속에서도 발랄한 영혼의 시를 씁니다.

    시인은 그것만이 남루한 생을 위로할 방법이라는 사실을 믿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또한 시인이 몸과 영혼이 숨을 쉬며 시를 쓰는 이유일 것입니다.

    이번 시집에서도 시적 화자는 어떤 대상을 응시하며 주관적인 기억을 되살리는 작업을 반복하며 시를 씁니다.

    눈에 들어오는 사물과 풍경은 모두 화자의 개인적인 기억을 자극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배꼽'은 "내 울음의 뿌리"(배 꼽의 둘레)가 되고, 내리는 비를 보면서 돌아가신 아버지(일기 속 우기)를 떠올립니다.

    '몽유병'은 "네 이름을 썼다 지운 자리"(몽유)로 명명됩니다.

    화자는 '꽃꽂이'를 하면서 "당신의 젖은 혀를 단숨에 자른다 / 피투성이 잘린 말이 조각조각 쌓인"(꽃꽂이)다고 적습니다.

    화자의 주관을 통과하면서 사물과 풍경들이 상기하게 만드는 것은 '나'와 끝내 함께 할 수 없었던 '당신'과의 추억입니다.

    그리고 화자는 철길 위에서 읊조립니다.

    마치 철길처럼, 지금 '나'와 당신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그리고 그 간격은 좁혀지지 않는다고.

    우리는 약속처럼 간격을 유지했다

    같은 곳을 향하여 꿈꾸는
    은빛 창문

    적당히 바람이 불고
    그리움도 덜컹거려

    - 철길 위의 시간 中

    이정현 문학평론가는 "발랄한 시들을 읽으면서 희미한 슬픔을 느끼게 되는 건 생의 필연적인 '어긋남'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의 기억은 당신을 붙들지 못하고, 이 세계의 질주를 멈추지 못한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살아가야만 하는 자의 슬픔 그것이 생의 비애"라고 평했습니다.

    이송희 시인은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로 등단하였고, 《열린시학》 등에 평론을 쓰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환절기의 판화』 『아포리아 숲』 『이름의 고고학』 『이태리 면사무소』 『수많은 당신들 앞에 또 다른 당신이 되어』 『대명사들』이 있으며, 평론집 『아달린의 방』 『길 위의 문장』 『경계의 시학』 『거울과 응시』 『유목의 서사』, 연구서 『현대시와 인지시학』, 그 외 저서로 『눈물로 읽는 사서함』 등이 있습니다.

    현재 전남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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