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꿈꾸다 최근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대구대학교 생물교육과 차수현 학생이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600만 원을 사범대학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기탁한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10일 대구대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대학을 방문한 차수현 학생의 아버지 차민수씨가 딸이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렵게 모은 돈을 교사의 꿈을 대신 이뤄 줄 후배들에게 써 달라며 600만 원의 대학 발전기금을 전달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건강 검진을 받던 중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진단을 받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 질병은 대장이나 직장에 수백에서 수천 개의 선종이 생기는 질환으로 20여 년 전 수현 학생의 아버지도 같은 병으로 오랜 기간 투병을 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버지 차 씨는 “수현이가 저와 같은 병 진단을 받았을 때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딸에게 이런 몹쓸 병을 물려준 게 아닌가 싶어 너무 괴로워서 그 당시에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병은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컸지만 차수현 학생은 수술보다는 자연치유 쪽을 택했습니다.
대장 수술은 후유증이 크게 남을 수 있는 수술이라 갓 스무 살이 된 여학생이 감내하기에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후 성치 않은 몸으로도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3년간 한 학기도 쉬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같은 학과 교수 연구실에서 연구 학생으로 활동했고, 교내 한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꿋꿋이 캠퍼스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병세가 악화돼 지난해 말 대장암 4기 진단을 받게 됐고 아버지 차 씨는 “딸이 4학년 때 진행하는 교생실습을 그토록 하고 싶어 했는데 그걸 하지 못해 매우 속상해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차수현 학생은 지난 6월 초 22세의 꽃다운 나이에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차수현 학생은 생전에 병상에서 아버지와 얘기를 나누던 중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에 대한 얘기를 꺼냈고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대신 이룰 수 있도록 돕는데 쓰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차 씨는 딸의 ‘마지막 바람’대로 사범대학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600만 원을 대학에 전달했습니다.
한편 대구대는 교사가 되고자 했던 꿈을 캠퍼스에 간직하기 위해 그가 평소 생활했던 사범대학 건물과 아르바이트를 했던 가게 근처에 있는 한 벤치에 차씨 이름과 추모 문구를 새겨 그의 소중한 꿈을 기리기로 했습니다.
이상 핫픽뉴스였습니다.
(편집 : 이도경 / 제작 : KBC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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