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내가 도박에 빠졌습니다" 야산 돌며 도박판 벌인 일당 검거

심야시간 인적이 드문 야산에 천막 도박장을 차려놓고 억대 '산도박'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충남 당진과 예산, 서산 등지 야산에 천막 도박장을 설치하고 전국의 도박꾼을 불러들여 1억 원이 넘는 판돈이 걸린 도박을 한 혐의로 조직폭력 조직원 40대 A씨 등 운영자 6명 중 3명을 구속하고 참가자 등 5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 등은 단속을 피해 심야 시간 인적이 드문 야산 10여 곳을 물색해 매일 다른 장소에 천막 도박장을 설치했습니다.

도박판에서는 시간당 20∼25회 돌아가는 이른바 '도리짓고땡' 도박이 열렸으며, 한 판에 적게는 200만∼500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판돈이 걸렸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운영자들은 판돈의 10％를 운영 수수료로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모집책이 평소 관리하던 도박 참가자들에게 중간 장소인 '탈수장'을 통지한 후 매번 자신들의 방식으로 면접이 통과된 사람만 승합차에 태워 도박장까지 이동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경찰은 "아내가 도박에 빠졌다"는 도박 참가자 가족의 신고와 조직폭력배가 야산에서 도박장을 운영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돌입했습니다.

이후 2개월간 도박장 개설이 예상되는 야산 주변 폐쇄회로(CC)TV 50대를 분석하는 등 차량과 도박장 위치를 특정한 뒤, 지난달 25일 당진 송산면 현장을 급습했습니다.

현장서 검거된 56명 중 절반 이상(33명)이 40·50대의 중년 여성이었으며, 도박 전과자는 42명(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압수한 1억 2천여만 원 상당의 현금 중 도박장 개설과 운용을 주도한 조직원의 범죄 수익금 6천만 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범죄 수익을 처분할 수 없도록 하고 유죄가 확정되면 몰수하는 제도)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총책의 행방과 현장에서 도망친 다른 운영자 4명을 쫓고 있습니다.

또, 조직폭력배의 조직적인 도박 운영 여부와 도박 자금의 흐름 여부에 대해 보강 수사를 이어 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