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로 뛰어든 아이를 치어 숨지게 했더라도 시간상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운전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7단독은 지난해 4월 10일 낮 1시쯤 인천의 한 골목길에서 승용차를 몰다 4살 아이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42살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양쪽에 주차된 차량이 늘어서 있는 이면도로를 시속 14km로 서행하고 있었는데, 주차된 차량 사이에서 갑자기 도로로 뛰어나온 아이를 들이받았습니다.
차량에 깔린 피해 아동은 곧바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검찰은 A 씨가 이면도로에서 앞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운전하다 사고를 냈고, 브레이크도 빨리 밟지 않았다고 보고 사건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도로교통공단 인천시지부는 법원 의뢰로 사고 당시 상황을 분석한 결과, 시속 14km로 운전할 때 사람을 발견한 뒤 곧바로 정지할 수 있는 거리를 4.9m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도로로 뛰어든 아이를 A 씨가 발견했을 당시 차량 위치와 충돌 지점까지 거리는 3m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직접 사인으로 '외상성 머리 손상'이라는 내용의 사망진단서만 증거로 제출됐는데, 이 증거만으로는 A 씨가 앞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제동장치를 제때 작동하지 않은 과실로 피해자를 숨지게 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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