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 KIA는 어디서부터 무너졌나...상처 입은 '형님 리더십'

    작성 : 2025-09-26 10:48:17
    ▲ KIA타이거즈 이범호 감독 [KIA타이거즈] 

    시즌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한 이는 없었습니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디펜딩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25일 가을야구 탈락을 확정했습니다.

    이날 KIA는 경기가 없었지만, 5위 KT 위즈가 SSG를 상대로 10대 1 승리를 거두면서 KIA의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KIA가 빈손으로 올 시즌을 마감하게 되면서 불명예 또한 다시 쓰게 됐습니다.

    2000년대 들어 통합우승을 차지한 팀이 다음 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건 2005년 현대, 2010년 KIA, 2021년 NC 세 차례인데, 여기에 또 한 번 KIA의 이름을 올리게 된 겁니다.

    우승 직후 KIA는 '타이거즈 왕조 재건'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불과 1년 만에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투타 가릴 것 없이 주요 선수들의 부상으로 꼽힙니다.

    MVP 김도영이 세 차례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반납했고, 지난해 타선에서 주요 역할을 했던 나성범, 김선빈이 종아리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습니다.

    투수진에서도 중간 계투 곽도규와 선발 윤영철이 토미존 수술대에 올랐고, 황동하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부상 문제가 KIA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 경기 후 하이파이브하는 선수단 [KIA타이거즈] 

    또한, 주축 선수가 대부분 빠졌던 지난 6월, 1.5군 선수들로 월간 승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성과가 있었기에 줄부상이 '가을야구 탈락'이라는 지금의 현실을 만들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타자들의 하체 부상과 투수들의 팔꿈치 부상이 매번 반복되는 이유 등 구단의 부상관리 시스템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몰락의 기점이 된 후반기 운영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불펜보강을 위한 트레이드는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갔고, 특정선수의 고정 역할보다는 상황에 따라 조금 더 유연한 불펜 운영을 했다면 연패를 빨리 탈출했을지도 모릅니다.

    뿐만 아니라 이범호 감독의 리더십에도 상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임 첫해 특유의 '형님 리더십'으로 팀을 우승까지 이끌었고, 더그아웃에서도 백허그 등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은 신선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팀 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선수를 공개 질타하는 모습과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등 조급한 모습이 자주 드러났습니다.

    ▲ 경기를 지켜보는 이범호 감독관 KIA 코치진 [KIA타이거즈] 

    1년 만에 바뀐 분위기에 소위 '흥'이 날 수 없고, 선수들 또한 제 기량을 펼치기 쉽지 않았습니다.

    디펜딩챔피언의 추락은 한 가지 원인이 아닌 여러 요인들이 겹친 결과입니다.

    현재 KIA는 6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7위 롯데와는 2경기, 9위 두산과는 4경기 차입니다.

    8위로 올 시즌을 마감할 확률이 높습니다.

    타이거즈 왕조 재건을 바란다면, 올겨울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내부 평가와 성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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