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최악의 폭염, 지역별 편차 큰데…특보·대응 '한계'

    작성 : 2018-07-30 05:39:17

    【 앵커멘트 】광주·전남 지역에 20일 넘게 폭염특보가 발효 중입니다.

    국내 폭염특보 체계는 10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여러 문제속에서도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오늘 탐사보도 뉴스인은 현실과 동떨어진 폭염 특보 체계에 대해 살펴봅니다. 정의진 기잡니다.

    【 기자 】
    -폭염 관련 뉴스 앵커 멘트- 10초

    짧은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11일.


    기상청 관측지점별 최고기온입니다.

    광주 운암동 31.5도, 과기원 33.1도, 무등산은 23.6도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지역인데도 무려 10도 가량 차이가 납니다.

    ▶ 인터뷰 : 홍정희 / 광주시 양동
    - "요즘 같으면 (도심과)14~15도. 정확히 우리가 몸소 체험을 해버려요."

    같은 날,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광양은 어떨까.

    터미널과 주거지가 모여있는 광양읍의 기온은 32.7도, 불과 10여 km거리의 백운산은 27.4도였습니다//

    (화면전환)
    같은 지점에 있더라도 건물의 구조와 상태에 따라 기온은 또 다릅니다.

    냉방기기가 부족한 에너지 취약계층의 집을 방문해, 직접 측정해봤습니다.

    (화면분할)
    기온과 습도, 태양열까지 고려한 집 안팎의 체감온도지수, 그러니까 WBGT 지수는 3도 차에 불과했습니다.

    ▶ 인터뷰 : 박정숙
    - "안에도 덥고, 그러니까 회관으로 가죠. 머리 뒤에 (땀이)줄줄 흘러요"

    하지만 현재 기상청은 한 지점의 기온만을 기준으로 도시 전체에 폭염특보를 발효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폭염주의보나 경보가 내려졌을 때 전송되는 메시지 하나가,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전부입니다.

    ▶ 인터뷰 : 오병철 / 국제기후환경센터 책임연구원
    - "단지 하나의 어떤 온도라는 부분으로 기준화시켜서 특보를 내린다는 부분은 상당히 방법상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

    【 앵커멘트 】그렇다면 선진국에서는 폭염 특보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요?

    도시별로 폭염주의보와 경보, 단 2가지로 나눠 발효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3~4단계로 세분화해 운영하는 곳이 많습니다.

    또 같은 도시라도 지점별로 특보를 달리하고, 취약 계층을 위한 정보도 따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폭염이 재난 수준으로 변하고 있는 국내에서도 특보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어서 이형길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미국 기상청 홈페이지입니다.

    폭염특보가 크게 3단계로 나눠져 발령됩니다.

    같은 도시라도 지점에 따라 특보 정보를 달리하기도 합니다.

    또 실내외와 차량 안, 일터에 있는 사람들에게 각각 다른 지침을 전달합니다.

    ▶ 인터뷰 : 채여라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온도 위주로 하는 게 1단계라고 하고 온도와 정성적 취약성이라고 해서 (폭염)영향에 정성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거죠."

    프랑스도 마찬가집니다.

    4단계로 폭염 특보가 나눠서 발효되고, 일 최고기온 뿐 아니라 최저기온, 3일 평균기온도 특보 발효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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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폭염특보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동안 바뀐 것은 여름철에만 발효되던 특보를 연중 상시로 확대한 것 뿐입니다.

    특보 발효 여부와 한 도시에 하나의 기온 정보만을 제공받는 시민들은 정보 부족을 호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임유라 / 광주시 광산구
    - "좀 다른 것 같긴 해요. 막상 느끼는 거랑…훨씬 더 더운 것 같아요, 인터넷으로 보는 것보다"

    ▶ 인터뷰 : 박기동 / 광주시 오치동
    - "기온 자주 체크하는데 사실 숫자는 안 중요한 것 같고요"

    지자체의 폭염 대응도 한계가 있습니다.

    신안군의 경우 폭염 특보 일수는 전국 평균보다 30% 가까이 적지만, 온열질환자 수는 전국 평균을 9배 가까이 웃돕니다//

    최고 기온만을 반영하는 폭염 특보와 실제 더위가 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전혀 다르게 나타나는 겁니다.

    ▶ 인터뷰 : 채여라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너무 일괄적으로 하니까 대책도 그냥 딱 일괄적으로 될 수 밖에 없는 거예요. 좀 더 위험한 데가 있고 더 일찍부터 아니면 33도에도 괜찮을 수 있고"

    이같은 폭염 특보의 한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보 발령 기준에 실생활과 연관성을 높이고, 폭염 대책도 상황별로 달리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오병철 / 국제기후환경센터 책임연구원
    - "(해당 지역이)가지고 있는 지형적 특성, 사회인문적인 특성, 도시 특성 다 맞물려서 최적화된 방식의 정보를 주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다고 봅니다."

    올 여름 이상적인 폭염으로 광주전남에서만 40만마리가 넘는 가축이 폐사했고, 2백명 가까운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습니다.

    ▶ 스탠딩 : 이형길
    - "매년 기록적인 이상기온이 반복되고 있지만 폭염 특보 체제는 10년전 시범실시 당시와 바뀐것이 없습니다.

    폭염 특보 방식부터 이에 맞춘 폭염 대응책까지 전면적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kbc 이형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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