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국가가 아닌 지자체가 지정 관리하는 산업단지를 일반산단이라고 합니다.
CG
전남에는 이런 일반산단이 1977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8개 시군에 모두 31개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중 30% 가까운 9개 산단이 2008년과 2009년 단 2년동안 한꺼번에 지정됐습니다//
1시군 1산단을 만들겠다며 전남도가 적극적으로 산단 지정에 나섰던 때인데요.
지금 이 산업단지는 어떤 모습일지 살펴봤습니다.
【 기자 】
곧게 뻗은 도로 위로 지나는 차량 한 대를 찾기 어렵습니다.
사각형 반듯하게 조성된 땅에는 잡초만 무성합니다.
강진군과 전남개발공사가 1,400억원을 들여 개발한 강진환경산단입니다.
분양 공고를 낸지 4년이 다 돼가지만, 입주한 기업은 단 3곳에 불과합니다.
▶ 싱크 : 강진군 관계자
- "업체들이 관망만 하면서 저희도 좀 힘든데요, 솔직히. 여러 방면으로 뛰어다닙니다만"
강진 산단에서 직선 거리로 30km가량 떨어진 목포 대양산단.
듬성듬성 공장 건물이 보이기는 하지만 생산 활동을 한 흔적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축구장 30개 크기로 조성된 이 산단에 현재 입주한 업체는 37곳인데 실제 가동되는 공장은 4곳에 불과합니다.
거의 모두 창고로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 싱크 : 대양산단 입주업체
- "어차피 뭐 지금 입주도 안 돼있고 다... 저쪽으로는 창고밖에 없죠 거의 뭐...산업단지 저쪽으로는"
산업체가 밀집돼 있는 전남 동부권도 상황이 다르지 않습니다.
126만 제곱미터 규모의 순천 해룡일반산단입니다.
3년전 분양을 시작했지만 80%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장을 지은 업체는 단 11곳, 가동률은 10%도 미치지 못합니다.
▶ 싱크 : 순천 해룡산단 관계자
- "전체적으로 21~22% 지금 가고 있어요. 분양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 좋겠는데, 지금은 거의 이제 포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남 일반산단의 평균 분양률은 69% 수준.
계약금만 내고 입주하지 않은 업체, 입주하고도 공장을 가동하지 않은 업체를 모두 더한 수칩니다.
▶ 인터뷰 : 노경수 / 광주대 교수
- "원래 외부에서 투자유치를 해야되는데 여기 있는 걸 이리 옮기고 또 여기 있는 걸 이리 옮기고 그렇게 해서 우리 산단 잘 되네, 선전하기도 하고 그런 부분에서 수요를 잘 들여다봤어야죠"
【 앵커멘트 】
CG
전남의 일반산단은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산업단지를 만든 뒤 입주 기업들로부터 분양 대금을 받아 대출금을 갚겠다는 계획으로 시작됐습니다//
분양이 안되면 시.군이 모두 사들이겠다는 협약도 맺었습니다.
cg
현재 미분양 부지를 지자체가 사들이려면 시군별로 많게는 천 억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합니다//
지자체가 미분양된 부지를 처리하는 방식도 문젭니다.
기업을 유치해 고용과 세수를 늘리겠다는 산단 조성 목표는 온데 간데 없습니다.
각종 보조금과 특혜로 업체들을 끌어들여 분양률을 높이는데만 혈안입니다.
정의진 기자가 산단 분양의 실태를 추적해봤습니다.
【 기자 】
목포 대양산단에 분양을 받은 한 식품제조업체의 등기부등본입니다.
CG
25억 원에 부지를 매입하면서 21억 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았습니다.
여기에 최대 4억 원까지 받을 수 있는 지자체의 분양 보조금도 받았습니다. //
사실상 자기 자본은 거의 들이지 않고 땅을 매입한 건데, 1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공장은 짓지 않고 있습니다.
▶ 싱크 : 업체 관계자
- "(분양이나 대출에 대해선)그건 제가 좀 이야기를 할 수 없는데요. 말씀 안 드리겠습니다."
cg
이렇게 대출과 보조금으로 분양을 받은 곳 가운덴, 기업 뿐 아니라 개인도 섞여있습니다.//
▶ 싱크 : 목포시 관계자
- "개인이면 안된다, 업체여야 된다, 이런 제한이 있는게 아니라서요. 개인으로 분양하는 건 상관이 없다..."
지자체가 나서서 자기 자본을 들이지 않고도 분양을 받을 수 있다며 기업들을 끌어들이기도 합니다.
산단 내 공장 가동보다는 당장 분양률을 올리는 데만 신경을 쓰는 겁니다.
일부 업체들은 지자체가 약속한 보조금 혜택을 주지 않았다며 분양 용지를 되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 싱크 : 장흥산단 분양 업체 관계자
- "군에서 혜택은 하나도 못받았죠. 상담회에서 혜택도 많고 보조금도 있고 자기 돈 순수 100% 자금을 갖고 짓는 사람은 많지 않거든요."
CG
전남에서 산단 용지를 분양 받으면 분양가의 30%, 최대 4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
지자체별로 추가 보조금과 대출 알선, 이자 지원도 해줍니다.
CG
이런 식으로 지난해 전남에서는 108개 업체에 265억 원의 보조금이 지급됐습니다.
3년 전과 비교해 14배 늘었습니다//
공장을 가동 할 생각없이 지자체 혜택이나 시세 차익을 노리는 기업들이 몰려드는 이윱니다.
▶ 싱크 : 산단 입주업체
- "이쪽으로 내려오면 지역 물량에 대해서 일정 부분을 우선 배정해주는 제도가 있었어요 그래서 내려오게됐죠 "
CG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남 산단에 입주하는 업체 수는 매년 늘고 있지만, 정작 고용 인원과 생산액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오병기 / 광주전남연구원
- "투자유치를 하기 위해서 그 기업의 재무 상태나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이 없는 경우가 있거든요 현재와 같은 상황으로 놔뒀다가는 미분양이 장기화될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정의진
- "수요도 없는 산업단지를 조성하려고 수 백 수 천억원의 혈세를 퍼붓고, 미분양 수치를 줄이겠다고 또다시 수백억 원의 혈세를 쏟아붓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kbc 정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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