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에 가려진 광주 야구의 거리①] '선동열·이종범' 광주에서 사라졌다

    작성 : 2025-10-03 10:00:01 수정 : 2025-10-03 10:54:29
    야구 역사와 스타플레이어 흔적 확인
    주민들 낙후된 지역 살리기 차원 기획
    전일방 개발사업으로 공공조형물 철거
    ▲ 광주 야구의 거리 간판 배열을 이용한 KIA 타이거즈 이의리 응원글 [온라인커뮤니티]


    통합우승 12회에 빛나는 '야구의 도시' 광주광역시에는 '광주 야구의 거리'가 있습니다.

    2016년 12월, 야구장 인근 주민들이 낙후된 지역을 살리기 위해 기획했고 광주 북구 지원으로 거리는 조성됐습니다.

    챔피언스필드에서부터 서림초등학교까지 약 1km에 걸쳐 조성된 '야구의 거리'는 광주 야구의 역사와 발전, 스타플레이어의 흔적까지 확인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과거 야구의 거리 모습. 레전드들의 이력이 담긴 조형물들이 거리에 있다

    최근에는 간판 배열이 '광주 야구 의리 거(것)'라고 읽히며 SNS상에서는 KIA 투수 이의리를 응원하는 메시지로도 활용됐습니다.

    또한, 타이거즈의 전설 선동열, 이종범을 비롯한 역대 야구스타들의 전시물과 핸드프린팅 등 공공조형물들이 거리를 가득 메워, 광주를 찾은 야구팬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그랬던 '야구의 거리'가 이제는 성벽처럼 세워진 회색빛 가벽에 밀린 채 자취를 감췄습니다.

    인근 재개발 탓입니다.

    ▲ 옛 전남·일신방직공장 터

    재개발이 진행되는 곳은 옛 전남·일신방직공장 터인데,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주거 시설과 업무상업시설, 특급호텔, 역사공원 등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갑작스레 철거된 공공조형물들에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부터 이 지역에 거주한 이 모 씨는 "지나다니면서 종종 과거 선수 보는 맛이 있는데, 언제부턴가 사라져서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박 모 씨 또한 "해태 시절부터 열렬한 팬이었는데, 광주 야구에 대한 기억, 기록물이 사라지는 거 같다"고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 현재 철거된 야구의 거리 모습. 공사 가벽이 세워져있다

    관리 주체인 광주 북구는 지난해 9월, 공공조형물 심의위원회 회의를 통해 '야구의 거리' 공공조형물 해체를 심의했고, 참석 위원 7명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해당 조형물의 노후화가 진행됐고, 트렌드에 맞지 않다는 점, 충분히 공익적인 목적을 달성했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조형물의 관리 주체였던 북구의 관리 부실이 노후화와 뒤처진 트렌드를 초래했다는 점은 아이러니합니다.

    그렇다면 야구의 거리를 채웠던 80여 점의 조형물은 어디로 갔을까요.

    [재개발에 가려진 광주 야구의 기억②] 기사로 이어집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많이 본 기사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