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이후 당내에서 분출된 각종 사법 개혁론을 끌어모아 실효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8일 추미애 공동선대위원장, 박범계 공명선거 법률지원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주권거부, 대법원 사법 쿠데타 규탄 긴급 시국토론회'를 열었습니다.
박 단장은 "전가의 보도로 쓰고 있는 '6·3·3 원칙'에 입각해도 6월 26일까지 시간이 있었는데 (대법원이) 36일 만에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재판했다"며 "이 후보의 등록에 영향을 미치고, 선거운동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고, 당선 무효까지 생각한 것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서울고등법원의 파기환송심 재판이 대선 이후로 연기되면서 대법원의 정치 개입 논란은 다소 진정됐지만 사법부 개혁론을 대선 화두로 끌어가겠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입니다.
특히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전원합의체 심리에 회부했던 조희대 대법원장 등을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오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를 진행합니다.
청문회 증인 명단에는 조 대법원장 등 대법관 12명이 모두 포함됐습니다.
민주당에서는 대법관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법관을 늘려 사건 심리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개별 대법관의 영향력을 축소해 대법원을 견제하겠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장경태 의원은 이날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100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의 거취 결정을 압박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강훈식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선대위 총괄본부장단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이 계속 그 자리에 있는 한 정치 개입에 나선 사법부의 독립과 국민적 신뢰 회복이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정성호 의원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2∼3개월 동안 조 대법원장이 보인 행태는 이해할 수가 없다"며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사법부에 대한 '총공세'는 일단 접어둔 채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애초 민주당은 이날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과 함께 '조희대 대법원장 등의 사법 남용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을 발의할 예정이었으나, 논의 끝에 발의를 보류했습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 사법부 내 법관회의 소집 등 자정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대법원장 탄핵 논의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속도조절론이 제기됐습니다.
탄핵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급한 불은 끈 만큼 당 지도부의 정무적인 판단에 맡기자는 취지입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김어준 씨 유튜브에 나와 "의견들이 많이 있었지만,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을 탄핵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천명한 적은 없다"면서도 "(탄핵 방안은) 죽은 카드 아니라 살아있는 카드"라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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