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사자→순직자' 계엄군 서훈 취소..폭도 '삭제'

    작성 : 2021-05-18 19:39:09

    【 앵커멘트 】
    80년 5월 당시 숨진 계엄군이 묻혀있는 국립 현충원의 묘비에는 그동안 '전사자'로 각인이 돼 있었습니다.

    5·18을 아군인 계엄군과 적군인 시민군 간의 전쟁으로 규정해왔던 셈입니다.

    최근 국방부가 묘비에 새겨졌던 '전사자' 글자를 지우고 '순직자'로 새겨 넣은데 이어, 이들에게 주어졌던 서훈도 모두 취소했습니다.

    광주시민을 적과 폭도로 규정한 왜곡된 기록과 역사가 41년 만에 바로 잡혔습니다.
    서울방송본부 정의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기자 】
    5·18민주화운동 당시 숨져 '전사자'로 인정받은 계엄군은 모두 22명.

    '폭도의 총에 맞거나 칼에 찔려 사망했다'는 신군부의 왜곡된 기록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정의진
    - "제가 서 있는 이 곳 현충원에는 80년 5월 당시 숨진 계엄군 22명이 안장돼 있는데요. 이들의 묘비에 지난 40년간 각인돼 있던 '전사'라는 글자가 최근 모두 '순직'으로 교체됐습니다."

    국방부는 지난 1997년 5·18이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지난해 말 재심사를 통해 전사자가 아닌 순직자라는 인사명령을 내렸습니다.

    계엄군들이 '폭도에 의해 숨졌다'라고 기록된 사망 경위에서 '폭도'라는 단어도 삭제됐습니다.

    이에 따른 후속조치가 41주년 5·18을 앞둔 지난 3월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앞서 지난 2월엔 숨진 일부 계엄군에게 수여됐던 화랑무공훈장 등 서훈이 취소됐습니다.

    국가보훈처는 다만 이들에 대한 예우는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7공수여단 추모비에 적혀 있던 '광주 소요 진압시 전사'라는 글귀는 '임무 수행 중 순직'으로 바꼈고,

    80년 5월 진압작전에 투입돼 숨진 11공수여단 12명의 이름이 적힌 충혼비에는 '전사자' 대신 '순직자'가 새겨졌습니다.

    육군본부 명예의 전당과 전쟁기념관 전사자 명단에 올라있던 계엄군 22명의 이름엔 가림막이 붙었습니다.

    5·18 시민군을 적과 폭도로 매도했던 왜곡된 기록과 잘못된 역사가 41년 만에 바로잡혔습니다.

    ▶ 인터뷰 : 양향자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광주 서구을)
    - "41년 만에 순직자로 다시 제대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했으나 좀 늦었지만, 5ㆍ18 진상규명 사안이 있으면 발 벗고 앞장서서"

    신군부가 그토록 왜곡하고 은폐하려고 했던 역사의 진실이 늦었지만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kbc 서울방송본부 정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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