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의 한 풀어달라" 여순 유족들의 간절한 염원

    작성 : 2021-04-28 19:35:16

    【 앵커멘트 】
    지난 국회에서 네 차례나 좌절됐던 여순사건특별법이 4월 국회에서 어렵게 상임위 소위 문턱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야당의 반발과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다음 달로 다시 미뤄졌는데요.

    유족들이 73년의 한을 풀어달라며, 1인 시위와 영화 제작 참여 등을 통해 특별법 제정을 호소했습니다.

    서울방송본부 정의진 기자입니다.

    【 기자 】
    빨갱이라는 낙인과 함께 지내온 통한의 73년.

    그 한을 씻고 명예를 되찾기 위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한지 벌써 3년째입니다.

    시골 장터에 나갔던 아버지가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온 그 장면을, 수십 년간 가슴속에 묻어온 박정주 씨는 특별법 제정을 위해 오늘도 국회 앞에 섰습니다.

    ▶ 인터뷰 : 박정주 / 여순사건 유족
    - "무참하게 돌아가신 부모님을 위해서 명예 회복을 우선 해야되고, 그 뒤에는 이제 보상법이 아마 따라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내려진 지난해.

    당시 재판부는 국가권력에 의한 피해를 특별법으로 일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해를 넘기고도 여전히 상임위에 계류 중인 현실 앞에, 유족들이 다시 나섰습니다.

    여순사건 유족회 기자회견/오늘(28일), 국회 앞
    "당시 정치적 역학 관계는 알지도 못한 채 국가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고"

    오는 10월 19일, 개봉을 앞둔 여순사건을 다룬 영화 '동백'.

    유족들과 지역민들의 염원이 담겨있습니다.

    유족회와 시민사회단체, 지역 국회의원들이 영화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해 두 달 만에 목표액 5천만 원을 모았습니다.

    ▶ 인터뷰 : 주철현 / 여수갑 국회의원
    - "(유족분들이) 국회의원 질책을 하셨고 참 아프게 생각합니다. 더 열심히 해서 5월에는 반드시 국회 본회의를 넘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16대 국회부터 18대, 19대, 20대 국회까지 상임위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됐던 여순사건특별법.

    어렵게 상임위 소위를 통과한 만큼, 유족들은 5월 국회에선 반드시 법이 통과돼 73년의 한이 풀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kbc 서울방송본부 정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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