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수확철이 다가오면서 멧돼지 등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 부담과 총기 사고 우려 때문에 일선 시군들마저 수렵장 운영에 소극적이어서, 농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상환 기잡니다.
【 기자 】
순천시 낙안면의 한 고구마 밭입니다.
뿌리까지 뽑힌 고구마 줄기가 나뒹굴고,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한 비닐막은 이곳저곳이 흉칙하게 뜯겼습니다.
피해를 막기 위해 쳐 놓은 철조망과 울타리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렸습니다.
멧돼지가 휩쓸고 간 고구마 밭은 황무지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 인터뷰 : 김향곤 / 고구마 재배 농민
- "철조망을 이렇게 쳐놨는데도 멧돼지가 들어와서 이렇게 밭을 망쳤으니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6월부터 이듬해 겨울까지 해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남에서는 전년에 비해 1억 원이 늘어난 8억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지만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수렵장 운영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습니다.
최근 전남에서 수렵장을 운영한 지자체는 장흥과 보성 뿐으로 3년 연속 22개 시군 중 한 곳에 불과합니다.
총기 사고와 적자 운영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 싱크 : 전남도 관계자
- "저희 쪽에서는 수렵 신청 기간이 되면 한 번 운영해볼 계획이 있는지 권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시에서는 시 입장도 감안이 되고 해서.."
수확기마다 반복되는 멧돼지의 습격에 수렵장 운영마저 축소되면서 농심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kbc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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