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외환 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에 200억 달러(약 28조 5천억 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외환시장 개입 차원의 미국의 직접 지원은 극히 이례적입니다.
5일(현지시간) 미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는 워싱턴DC에서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장관과의 회담 뒤 "아르헨티나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며 "미국이 총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최종 확정했고, 오늘 아르헨티나 페소를 직접 매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다자기구를 거치지 않은 직접 외화 지원 조치로, 아르헨티나 국채 가격과 페소화 가치가 급등하며 시장이 즉각 반응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우파 포퓰리스트'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을 구제하려는 정치적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진영은 "밀레이 정부가 10·26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면 좌파가 정권을 되찾을 것이라는 시장 불안감을 진정시키려는 목적"이라고 전했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트럼프의 대선 승리 직후 플로리다 마러라고를 찾아 가장 먼저 축하한 외국 정상으로, 트럼프와 '특수 관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이번 지원 발표 직후 "미국과 함께 경제적 자유와 번영의 서반구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연준)이 상시 통화 스와프 약정을 체결한 국가는 캐나다, 영국, 일본, 스위스, 유럽중앙은행 등 5곳뿐입니다.
따라서 이번 아르헨티나 지원은 비(非)기축통화국을 상대로 한 사실상 '특혜성 조치'로 평가됩니다.
한편, 한국이 추진 중인 한·미 통화 스와프 협상은 여전히 교착 상태입니다.
우리 정부가 대미 3,500억 달러 투자와 관련해 "무제한 통화 스와프는 필요조건"이라며 적극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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