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구조 비행 중 추락 사망한 재미 한국인..생존 유기견들 입양돼

미국에서 동물 구조 활동을 하던 중 항공기 추락사고로 숨진 한국계 조종사의 유기견 두 마리가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고 AP통신이 29일 보도했습니다.

재난 지역에 있는 유기 동물들을 구조해 보호소로 이송하는 단체 '파일럿 앤 퍼스'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故 석 김씨는 지난해 11월 24일, 메릴랜드주에서 유기견 세 마리를 태우고 뉴욕주 캐츠킬 산맥 상공을 지나다 알 수 없는 문제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함께 탔던 강아지 세 마리 중 래브라도 혼종 '위스키'와 요크셔테리어 혼종 '플루토'가 사고 현장에서 살아남았습니다.

생후 6개월 된 위스키는 눈 속에서 다리가 부러진 채 발견됐지만 코네티컷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위탁된 코네티컷주 한 가정에 정식 입양됐고, 타박상을 입은 플루토도 빠르게 회복돼 뉴욕주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습니다.

사망한 김씨와 살아남은 개들의 이야기는 미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유명해졌고, 미 전역에서 100가구 이상이 입양을 문의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씨는 9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버지니아주 버크로 이민을 갔고, 대학 졸업 후 월가에서 금융계에서 일하다 버지니아로 돌아와 결혼 후 세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씨는 지난달 5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부친의 무덤 가까운 묘지에 안장됐으며 생전에 그가 좋아했던, '내가 당신의 개를 만져봐도 될까요?'(Can I pet your dog?) 문구가 적힌 티셔츠와 뉴욕메츠 야구 모자가 함께 묻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