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
'소모품' 시침핀에서 인간의 연민 발견
시침핀과 삼베, 추포 등 설치작품 전시
'소모품' 시침핀에서 인간의 연민 발견
시침핀과 삼베, 추포 등 설치작품 전시
이어서 작가가 오는 29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시침핀' 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2022년 '내가 세운 나뭇가지 하나'라는 제목으로 첫 개인전을 연 데 이어 두 번째 개인전입니다.
전시물로는 황동으로 제작된 시침핀과 삼베, 추포 등의 섬유 설치작품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시침핀은 바느질을 할 때 천을 맞대어 듬성듬성하게 대강 성기게 꿰매기 위하여 사용하는 핀입니다.
작가는 일상 속 바느질에서 우연히 시침핀의 역할과 존재감을 생각하다 자연스럽게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시침핀 없이 옷감을 마주 대고 바느질을 해본 사람들은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상당히 숙련된 사람이라 할지라도 정해진 선을 따라 바느질을 해도 그 마지막에 가서 보면 두 장이 서로 어긋나 있게 마련입니다.
작가는 이렇게 바느질에 있어서 시침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그 소중함을 인정받지 못하는 처지가 인간의 존재에 대한 연민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이 완성되기 위해 존재하는 소모품에서 시침핀 자신이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작가는 '자신이 살아오며 뽑아낸 시침핀들은 과연 무엇이었는가'라는 질문을 작가 자신과 관람객들에게 묻고 있습니다.
주로 금속재료를 다루며 작업하고 있는 이어서 작가는 시침핀의 표현 재료로 황동(黃銅)이라는 재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기그릇을 만드는 재료인 황동은 손가락만 한 시침핀도 불질을 하고 두드리고 다듬으며 연마하는 시간이 상당히 걸립니다.
하지만 완성된 모습이 마치 금처럼 반짝거리며 추포, 명주실 등과 어우러져 단아하고 고요한 빛을 내고 있습니다.
삼베와 명주실을 이용한 '의도가 없는 바느질'의 설치작품도 한옥 전시장에 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선을 느끼게 해주며 작은 시침핀들과 함께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작가는 "완성이 되면 사라져 그 존재조차 없어지는 시침핀을 떠올리며 길고 긴 시간 동안 내가 지나친 그 수많은 나의 인생의 시침핀들은 어딘가로 흘려버리고 다시 시작점으로 주섬주섬 지겨운 손길을 옮기고 있는 걸까"라고 되뇌었습니다.
이어서 작가는 국민대학교 예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습니다.
한편, 서학동사진미술관(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16-17)은 이번 전시를 끝으로 내년 1월 20일까지 3주간 휴식 시간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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