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탄핵집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광주에서 새로운 '시위 문화'가 등장했다.
광주 금남로 5·18 민주 광장에서는 12·3 내란 사태 이후 연일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곳에서 새로운 시위 문화도 자리 잡고 있다고 하는데 바로 '선결제 릴레이'다.
선결제 릴레이는 집회 당일 개인 사정 등으로 참여하지 못하거나 집회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은 이들이 SNS에 '미리 인근 상점에서 결제해 뒀다'는 글을 올리면, 시민들이 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지난 7일 'X(옛 트위터)'에는 한 시민이 광주시 동구 충장로의 김밥 가게에 김밥 100줄을 선결제한 뒤, "김밥집에서 '민주주의'라고 말하고 무료로 김밥을 드시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가게의 방수지 사장은 "한 여성분이 찾아와 선결제를 요구했다"며 "집회에 참석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이렇게나마 마음을 전한다는 이야기를 남겼다"고 전했다.
이 소식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불과 2시간 만에 김밥 100줄이 다 팔렸다.
광장 건너편에서 만두집을 운영하는 유상미 씨는 "토요일에 한 시민이 갑자기 선결제를 해도 되냐고 물어왔고, 직원에게 만두 100판 주문이 들어왔다는 연락받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식당뿐만 아니라 집회 현장 근처의 카페에서도 수백 잔의 커피 선결제 문의가 이어졌다.
컴포즈 커피 충장로점을 운영하는 이경열 씨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커피 수십 잔을 선결제한 시민들이 계속 찾아왔다"고 전했다.
이들은 대부분 10·20대로 파악되는데, 한 20대 여성은 홀로 190잔을 선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열 씨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엄마 손잡고 광장에 나왔던 어린 친구들이 자라서 이제는 선결제 문화를 만든 것 같다"며, "민주주의 최전방인 광주인만큼 주먹밥 정신도 생각난다"고 말했다.
한편, 오월어머니집도 지난 5일부터 집회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주먹밥을 나눠주며 광주 공동체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80년 5월,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 먹으며 군부 독재에 저항했던 광주시민의 '대동정신'이 44년 후 '김밥·커피 릴레이 선결제'로 재현되고 있다.
(기획 : 전준상 / 구성·내레이션·편집 : 이지윤 / 제작 : KBC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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