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치안 실패를 겪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갱단들이 교도소를 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 습격으로 수천명이 탈옥하고 최소 1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FP통신은 현지시간으로 3일 현지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을 인용해 전날 밤 갱단들이 아이티의 수도인 포르토프랭스의 국립교도소를 습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국립교도소에는 3,800여명의 재소자 중 100명 정도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FP통신은 국립교도소를 방문한 자사 특파원이 10여구의 시신을 확인했다면서 교도소는 문이 열려 있었고, 안에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아이티 정부도 성명을 통해 경찰이 국립교도소와 다른 시설을 공격한 갱들을 격퇴하려 시도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교도소 직원과 수감자 등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지 언론매체인 르 누벨리스트는 공격받은 국립교도소에 유명한 갱단 두목들과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범들이 수감돼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매체는 갱단들이 교도소 공격에 앞서 지난달 29일부터 드론을 통해 교도소 내부 상황을 정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폭력 사태의 배후는 포르토프랭스 일대 갱단 연합체인 'G9'의 두목으로 '바비큐'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지미 셰리지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지난 1일 군과 경찰에 아리엘 앙리 총리의 체포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미주 최빈국으로 꼽히는 아이티에선 지난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극심한 혼란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갱단 폭력에 따른 치안 악화, 심각한 연료 부족, 치솟는 물가, 콜레라 창궐 속에 행정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입니다.
지난해 1월에는 이 나라 마지막 선출직 공무원이었던 상원 의원 10명 임기마저 종료되면서 입법부까지 공백이 생겼습니다.
여기에 지난달 8일 앙리 총리가 퇴진을 거부하면서 격렬한 반정부 시위까지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갱단들이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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