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된 지난 2일, 대전광역시 중구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 19명이 집단으로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학생들은 어지럼증과 두통 등 이상 증상을 호소했는데요.
당시 교실에서는 1시간 30분가량 창문을 닫은 상태에서 석유난로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사고와 당시 비슷한 조건으로 석유난로를 가동해 본 결과, 교실에서는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의 일산화탄소가 검출됐습니다.
환기가 잘 되지 않은 밀폐된 공간에서 석유난로를 때자,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차츰 오르며 중독 증상을 일으킨 것으로 보입니다.
무색무취의 독성 가스인 일산화탄소는 사람의 폐로 들어가면 혈액 중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산소보급을 가로막습니다.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해, 석유류 난방기구 사용 시에는 사전 작동 점검과 충분한 환기 등 주의사항 준수가 당부되는데요.
다행스럽게도 사고를 당한 학생들은 모두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2023년의 학교 현장에서 석유난로를 피워 추위를 쫓는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지어지거나 리모델링이 진행된 학교 교실 현장에선 대부분 천장형 냉·난방 기기가 설치돼있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일어난 학교는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교실의 난방기가 작동하지 않은 탓에 임시로 석유난로를 쓴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전국의 초·중·고·특수학교 1만 2,241개교에는 131만 7,758대의 냉·난방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한 학교당 평균 약 107개의 냉·난방기가 설치된 셈입니다.
언뜻 보면 충분하게 느껴지는 수치지만 이중 36.4%인 47만 9,382대는 교육부에서 정한 교체 주기인 12년을 넘긴 것들입니다.
사용 연수가 20년이 넘은 노후화가 심한 냉·난방기도 8만 1,855대에 달하고, 심지어 1,521개 학교에는 설치된 지 30년도 넘은 냉·난방기 1만 1,550대가 아직 가동 중입니다.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쾌적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한데요.
학교 현장의 냉난방 시설 현대화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해야 이번과 같은 유형의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개학날 학교 교실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시설 노후 리모델링으로 석유난로 임시 사용
학교 냉ㆍ난방기 노후화 심각..리모델링 서둘러야
시설 노후 리모델링으로 석유난로 임시 사용
학교 냉ㆍ난방기 노후화 심각..리모델링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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