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전남의 한 육류 가공 공장이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원산지를 속인 고기를 전국에 유통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불법 유통량만 8톤 가량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일부는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이준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폐기물 창고에서 고기를 꺼내 공장 안으로 옮깁니다.
가공식품을 만들고 남은 돼지고기의 자투리 부위입니다.
식약처 규정대로라면 가공 작업 뒤 남은 부위들을 즉시 냉동해야 하지만 오랜 시간 상온에 그대로 방치돼있었습니다.
▶ 싱크 : 식품공장 관계자A
- "보통 구이실 같은 경우는 온도가 40~50도 가마온도는 600도 정도 되는데 (고기) 남는 것들이 나와요 재사용하기 위해서 계속 상온에 방치를 하는 거죠"
업체는 유통기한조차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 이 고기를 다시 가공해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7톤 가까이 납품했습니다.
▶ 싱크 : 식품공장 관계자B
- "단가를 맞추려면 유통기한이 아슬아슬한 걸 써요. 그게 다시 한번 파지육으로 (또 쓰면) 유통기한이 안 맞는 거잖아요"
이 공장에서 생산된 또다른 양념육 제품입니다.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유통망을 갖춘 전북의 한 식품업체에 1.6톤 가량 납품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전국에 판매된 가공식품 재료로 쓰였는데, 국내산 돼지고기를 뜻하는 '한돈'이라는 문구가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산과 오스트리아산 돼지고기 등 여러 수입육이 섞여 있고 정확한 유통기한 확인도 불가능합니다.
▶ 싱크 : 식품공장 관계자C
- "사장님은 그냥 써도 괜찮다고 카톡으로 지시가 다 내려오거든요"
이 밖에도 유명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쓴 스테이크 제품은 유통기한이 3개월이나 지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부 직원들이 이같은 문제를 확인하고 회사에 시정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습니다.
업체 대표는 취재가 시작되자 폐고기 사용과 원산지 표시 위반 등을 인정하면서도 규정을 잘 몰랐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 싱크 : OO식품 대표
- "공정상에 잘 몰라서 그런 부분도 지도를 받아서 개선을 하던가 [식약처에 신고를 할 계획도 있으신가요?] 가서 이야기를 해볼게요"
고기를 납품 받은 업체들 중 일부는 뒤늦게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 싱크 : 납품 거래처
- "전화 끊고서 내려 버릴 거고 식약처에 저희도 이야기하겠지만 이미 나간 거 소비자들한테 죄송해서 그런 거죠"
▶ 스탠딩 : 이준호
- "신고를 접수한 식약처는 육류를 불법 가공해 판매한 식품공장과 납품 받은 업체 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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