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시중 유통 토종벌꿀 "진짜 찾기 더 어려워"

    작성 : 2018-02-05 11:10:41

    【 앵커멘트 】
    농산물 직판장이나 지역 행사장, 길거리를 지나면서 토종벌꿀 판다는 광고글 많이 보셨을텐데요.

    이렇게 팔리는 토종벌꿀 대부분은 설탕으로 만든 가짜라고 농민들은 말합니다.

    탐사보도 뉴스인은 버젓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가짜 벌꿀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먼저 이형길 기잡니다.

    【 기자 】
    지난해 11월 나주에서 열린 국제농업박람회장.

    농산물 판매부스 한 쪽에 토종벌꿀이 팔리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천연꿀을 내려준다고 써있습니다.

    판매자는 좋은 꿀이라며 끊임없이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 싱크 : 토종벌꿀 판매자 A
    - "꿀 맛보시면 알아요. 옛날에 양봉이나 한봉이다 하신 분들이 더 잘 사가세요. 아니까. 딱 꿀 맛 보시고."

    다른 지역에서 열린 농산물 직거래 장터.

    이 곳에서도 토종 벌꿀 판매대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바로 꿀을 포장해 판매하는 방식인데 품질 인증서도 없습니다.

    ▶ 싱크 : 토종벌꿀 판매자B
    - "(이거 인증서 없어요?) 농가에서 한거라 회사에서 나온게 아니라 우리가 생산해서 바로 파는거니까"

    이렇게 유통되는 토종꿀을 구입해 한국양봉농협에 시료 분석을 요청했습니다.

    CG
    분석 결과 향과 색은 천연 꿀과 다름이 없지만, 성분은 설탕꿀이나 물엿에 가깝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인터뷰 : 손재형 / 양봉농협 자문위원
    - "일반 벌꿀로 판매할 수 없는 부적합한 벌꿀이었습니다. 전화당, 자당, 탄소동위원소 어느 것 하나 맞는게 없는 그런 꿀이었습니다."

    ▶ 스탠딩 : 이형길+크로마키
    그렇다면 지금 시중에 유통되는 가짜 토종 꿀의 규모는 어느정도일까요?

    직거래 장터나 행사장 한 부스에서만 보통 수 천만 원의 매출이 발생합니다.

    한 해 전국으로 보면 수 십억 원 어치가 팔릴 것이라고 유통업자는 추정합니다.

    가짜 토종 벌꿀이 이처럼 버젓이 시중에 유통될 수 있는 이유를 정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20년 넘게 토종 벌을 키워온 이 모 씨.

    한 때 한봉협회의 간부를 맡기도 했지만, 지금은 토종벌 사육을 접었습니다.

    2010년부터 토종벌 괴질로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이 돌면서 토종벌 99%가 죽었기 때문입니다.

    ▶ 싱크 : 이 모 씨/양봉업자
    - "토종벌을 했던 분들이 거의 100% 양봉으로 돌아섰어요 토종꿀 전혀 생산 못하고 설령 토종벌을 가지고 있어도 연구용이기 때문에 거기서 또 꿀을 생산할 수도 없고."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토종꿀은 대부분 가짜라는 설명도 덧붙입니다.

    ▶ 싱크 : 이 모 씨/ 양봉업자
    - "토종벌의 현황은 꿀을 대량을 생산할만큼 양이 되지도 않고, 토봉산업이 한창 번창했을 때보다 사실 1%도 안됩니다."

    실제 토종 벌꿀을 생산한다고 광고하고 있는 지리산의 농가를 찾아가봤습니다.

    토종 벌꿀을 보여달라고 하자 설탕을 먹인 벌에서 채취한 사양꿀이라고 털어놓습니다.

    ▶ 싱크 : 양봉 농가
    - "이거 양봉이에요 양봉 저거 가져다 그냥 토종꿀이라고 파는 거예요 사양꿀(설탕꿀)이 90% 정도 나올거예요."

    이처럼 가짜 토종 벌꿀이 버젓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지만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가 황당합니다.

    시중 꿀 대부분이 설탕꿀을 섞어 판매되고 있는데 어떻게 토종꿀만 단속하냐는 겁니다.

    ▶ 싱크 : 경찰 관계자
    - "그 사람들(식약처)부터 그러더라고요 우리 특사경도 있지만 (단속) 안합니다 허위 표시는..그러면 벌꿀 다해야되는데"

    농산물 직거래장터나 행사장을 운영하는 지자체도 제품 품질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대부분 판매 부스를 통째로 브로커에 넘기고 수수료만 챙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 싱크 : 농산물 유통업자
    - "행사 주최 측에서 연락을 하는 경우는 미미하고, 중간에 벤더가 있습니다 부스에 들어갈 수 있게 영업해주는 사람이 따로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입점을 시켜줍니다. "

    ▶ 스탠딩 : 정의진
    관계당국은 단속에 손을 놓고 있고 농가는 쉬쉬하고 있는 사이 시중에 유통되는 가짜 벌꿀의 양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kbc 정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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