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 파서 기름 훔치려던 일당..송유관 30cm 앞두고 '철컹철컹'

모텔 지하실 벽을 뚫고 송유관까지 땅굴을 파 석유를 훔치려던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대전경찰청은 지난 1월 충북 청주의 한 숙박시설을 통째로 빌린 뒤, 1개월 동안 지하실 벽을 뚫고 땅굴을 파는 방식으로 송유관까지 접근해 석유를 빼내려 한 혐의로 50대 A 씨 등 8명을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구속 송치했습니다.

A 씨는 석유 관련 일을 하다 알게 된 지인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부터 리터(ℓ) 당 400∼500원의 수익금을 주겠다고 꼬드겨 공범을 모집했습니다.

이들은 자금책 2명, 석유 절취시설 설치 기술자, 굴착 작업자 등을 모집했고 이들과 함께 범행 장소를 물색하고 땅굴 설계도면을 작성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습니다.

일당 중에는 대한송유관공사 기술자로 재직하다 동종 전과로 사직한 전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충북 옥천에 있는 주유소를 임대 후 한 차례 굴착 시도를 했으나 당시 땅굴에 물이 너무 차자 포기했습니다.

이어 청주 숙박시설을 2차 범행 지역으로 선정한 뒤, '모텔 사업을 하겠다'는 말로 숙박시설 주인을 속여 월세 450만 원에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들은 종일 모텔에서 먹고 자며 삽과 곡괭이 등을 이용해 송유관 방향으로 10ｍ 가량의 땅굴을 파, 송유관 30㎝ 앞까지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범행은 이를 사전에 파악해 검거에 나선 경찰에 의해 미수로 그쳤습니다.

경찰은 지난 3월 5일 1차 검거 후 지난달 10일까지 A 씨와 자금책, 기술자, 작업자 등 4명을 차례로 검거해 구속 송치했습니다.

또, 가담 정도가 낮은 자금책, 단순작업자 등 4명은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해당 송유관 위치는 일평균 차량 6만 6천 대가 오가는 4차로 국도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자칫 지반침하와 붕괴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