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광주의 한 우체국에서 일하던 집배원 고 이길연 씨가 과다한 업무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일 년이 됐습니다.
이 씨가 숨진 뒤 집배원들의 노동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는데요.
지난 1년 동안 개선이 됐는지, 고우리 기자가 다시 취재했습니다.
【 기자 】
18년째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는 국중신 씨는 병가를 쓸 수 없는 구조가 여전하다고 말합니다.
고 이길연 집배원이 숨진 뒤 교통사고가 나면 공무상 병가를 사용하도록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동료들에게 돌아갈 업무부담 탓에 쉽사리 신청할 수 없습니다.
집배인력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자신이 빠지면 동료들이 더 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국중신 / 광주우체국 집배원
- "쉬는 사람 몫을 충원해야 하는데 충원되지 않고 나머지 사람들이 그 고통을 분담하는 구조가 되다보니까."
집배원 대부분은 지금도 정규 근로시간보다 일찍 나와 업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집배원들의 주당 평균노동시간은 64.6시간, 요즘처럼 명절을 앞둔 특별기엔 일주일 평균 노동시간이 무려 86시간에 이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난 7월에는 선거 공보물 배달 직후 라돈 침대 수거작업에 투입됐던 서울의 한 우체국 집배원이 작업 직후 쓰러져 숨지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땜질식 처방이 아닌 집배인력 충원을 통한 구조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 인터뷰 : 윤소하 / 정의당 국회의원
- "올해 들어서만 15명의 집배노동자가 과로사로 사망했다는 점을 우정사업본부 그리고 정부 당국에서 분명하게 예의주시하고 빨리 인력충원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해야 하네. 사람 취급 안 하네"라고 호소했던 고 이길연 집배원.
그가 숨진 뒤 집배원 노동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지만, 제도적인 뒷받침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kbc 고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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