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의 한 벽돌 생산 공장에서 이주 노동자가 조롱당하는 영상이 확산하는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책임자 처벌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4일 나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리랑카 출신 이주 노동자가 비닐에 묶인 채 지게차로 들어 올려지는 인권 유린 사건이 발생했다"며 노동당국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단체들은 "장난이라는 말로, 벌칙이라는 말로도 용인될 수 없는 일이 일터에서 사람에게, 노동자에게, 이주 노동자에게 자행된 것"이라며 "한국 사회에 뿌리내린 이주 노동자에 대한 구조적 차별과 폭력의 문화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함께 일하는 노동자가 아닌 기계처럼 우리 곁에 이웃이 아닌 동물처럼 이주 노동자를 인식하는 문제가 이번 참사로 드러났다"며 "왜 피해자가 인권 유린을 당했는지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고용노동부가 관내 농공단지 및 계절 이주 노동자를 포함해 열악한 환경에 처한 이주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 실태 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피해자는 "당시 상급자가 다른 이주 노동자에게 벽돌을 비닐로 감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는데, 이를 보며 웃었다는 이유로 상급자가 이런 벌칙을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치심과 공포감을 느꼈고,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호소했습니다.

영상이 논란이 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수자 약자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이자 명백한 인권유린"이라며 "신분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악용한 인권침해와 노동착취가 벌어지지 않도록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에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용노동부도 즉각 해당 사업장에 대한 기획 감독에 착수했습니다.
전날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에 따르면 전남 나주에 있는 벽돌 생산 공장에서 근무하는 스리랑카 국적 A(31)씨가 이달 초 동료 노동자로부터 화물에 몸이 묶인 채 지게차로 들어 올려지는 가혹 행위를 당했습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A씨는 투명 비닐에 겹겹이 묶인 채 쌓인 벽돌들과 함께 지게차로 옮겨졌습니다. 이를 본 동료 노동자들은 휴대폰으로 촬영하며 웃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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