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부 도계까지 2.1km '황토 맨발길' 조성
주차장 확장..돌담길·세족장 ·벤치 등 신설
왕복 1시간..휴식과 힐링의 명품 숲길 재탄생
편백숲 아래 연초록 새싹 돋아 봄의 향연 즐겨
주차장 확장..돌담길·세족장 ·벤치 등 신설
왕복 1시간..휴식과 힐링의 명품 숲길 재탄생
편백숲 아래 연초록 새싹 돋아 봄의 향연 즐겨
다시 맨발로 걷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수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맨발 걷기'의 거센 열풍이 올 봄에도 벌써부터 훈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전국의 명소 마다 개설된 걷기 좋은 산책로나 트레킹, 등산로에 마련된 맨발 걷기 코스는 4월을 맞아 일제히 '맨발족'들을 본격 맞이하고 있습니다.
광주·전남 지역은 영광 물무산 황토 질퍽길을 비롯 나주 영산강변 체육공원, 담양 메타세콰이어 흙길, 광주광역시 서구 풍암동 금당산 둘레길, 남구 노대동 분적산, 서구 상무시민공원 등 곳곳에서 맨발로 걷는 시민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 봄에는 산 중턱 숲 속에 새롭게 개장한 코스가 전남 화순에 등장하면서 점차 입소문을 타고 맨발족들의 군침을 돌게 하고 있습니다.
화제의 명소는 전남 화순군과 광주광역시 동구가 맞닿은 도(道)와 군(郡)의 경계지점인 '화순 너릿재 옛길'입니다.
전라남도 화순군 화순읍에서 광주광역시 동구로 넘어가는 옛 국도 29호선 '너릿재 옛길'이 새롭게 시설을 단장해 봄맞이 나들이와 걷기 명소로 더욱 각광받게 됐습니다.
◇사시사철 자연과 계절미 간직한 명품 숲길
화순 군민의 애환이 서려있는 이 길은 화순읍 이십곡리 서당산 자락 일원으로 폭 4.5m, 길이 2.1km로 왕복 1시간 거리의 평탄한 산책로입니다.
주로 벚나무와 단풍나무, 편백나무, 소나무 숲이 우거져 사시사철의 자연미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옛날 화순과 광주를 오가던 고갯길을 돌고 돌아 넘어갔던 신작로 길이었지만 1971년 너릿재 터널이 완공되면서 차량 도로의 기능은 사라졌습니다.
대신에 평평하게 잘 닦여진 명품 숲길로 다시 태어나 인근 화순과 광주 시민들에게 야외 산책과 힐링의 여유를 안겨주는 휴식처가 되고 있습니다.
◇ 옛 문헌 '여지도서'의 '판치'에서 지명 유래
이곳 너릿재(판치·板峙)의 지명 유래는 1757년 제작된 여지도서(輿地圖書) 도로편에 북거광주계판치거로구리(北距光州界板峙距路九里)라는 기록이 등장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후 출간된 읍지에 계속 판치라는 지명으로 기록돼 있어 그 역사적인 유래를 찾아 볼 수 있는 길입니다.
너릿재는 화순의 진산인 만년산과 안양산을 거쳐 무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호남정맥의 지맥을 따라 형성돼 있습니다.
정서적으로도 너릿재 옛길은 화순 사람들의 애환과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고갯길입니다.
동학혁명 때에는 수많은 농민들이 여기에서 처형당한 곳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해방 1주년인 1946년 8월 15일에는 화순 탄광 노동자들이 미군에 의해 학살당하는 현대사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기도 합니다.
가까이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화순과 광주를 오가던 시민들이 너릿재에서 공수부대의 총격으로 사망하기도 하였습니다.
지리적으로 대도시와 이어지는 군계이자 도계로 산 속 높은 고갯길이었기에 역사적 사건의 소용돌이가 일었을 때 마다 안타까운 상처와 아픔을 쌓은 근현대사의 역사현장으로 남게 됐습니다.
또한 구전에 의하면 옛날 깊고 험한 너릿재를 넘던 사람들이 도둑들에게 죽임을 당해 판(板), 즉 널에 실려 너릿 너릿 내려온다고 해서 너릿재라고 불렸다는 설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 모든 아픔과 역사를 뒤로 하고 호젓한 숲길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운동과 나들이, 치유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황토·마사토 맨발길 등 시설 확충 재탄생
주말이나 휴일은 말할 것도 없고 평일에도 워낙 교통이 편리하고 입지가 좋아 너릿재 옛길은 광주시민과 화순군민의 힐링 산책코스로 이름 난 곳 중 하나입니다.
이에 화순군은 지난 겨울철 기간 동안 이곳을 찾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대대적인 보수 및 보강공사를 진행해 보다 쾌적하고 안전한 명품 숲길을 조성했습니다.
우선 진입로와 주차장을 확장하고 배수로 정비와 함께 도로 노면 평탄화, 길섶 벤치 설치, 편백숲 돌담길 신축, 라벤더 공원 조성, 가로수 식재 및 펜스 개선, 세족장 및 음수대 설치 등 안전하고 편하게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춰 놓았습니다.
특히 전 국민이 즐기며 빠져들고 있는 맨발걷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너릿재 옛길 초입에서 정상부까지 2.1km 전 구간 좌측에 폭 1.5m 정도의 맨발걷기 전용 흙길을 새롭게 조성했습니다.
주로 황토와 마사토를 깔아 발바닥의 촉감을 편하고 부드럽게 느끼도록 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걸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하얀 꽃비 맞으며 야생화와 눈맞춤 즐겨
이 길은 과거 국도로 닦여진 까닭에 초입부터 완만하게 지형을 따라 동서방양을 따라 구불구불 열 굽이를 돌아 꼭대기에 이르도록 나 있어 오르고 내리는 과정이 그 자체만으로 흥미롭습니다.
새 봄을 맞이하여 새롭게 돋아 오른 단풍나무 새싹들 사이로 하얗게 피어난 산벚꽃나무 군락은 소소한 절경을 연출합니다.
뿐만 아니라 산 중턱에 이르면 봄바람을 타고 올라 흩날려 뿌리는 하얀 꽃비는 이 계절에만 잠깐 볼 수 있는 장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오르내리는 길섶 양지쪽에는 이제 갓 싹을 틔워 올린 야생초와 그 사이를 제 집인 냥 비집고 들어앉은 민들레 무리가 노란 꽃망울을 밀어 올리며 살랑 거립니다.
아직 제철은 아니지만 새롭게 조성한 라벤더 단지는 주변의 정자와 벤치, 수도시설과 함께 너릿재 옛길의 중간 기착지로 가장 시야가 좋은 곳에 포토존도 만들어 놓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입니다.
산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좌우로 보기만 하여도 시원시원하게 쭉쭉 뻗은 편백 숲이 일품입니다.
정상부 목전에 이르면 화순 읍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수령 300살의 보호수인 느티나무 부부가 버티고 있어 너랫재의 전설을 들려주는 듯합니다.
너릿재 정상은 정자와 화장실, 이정표, 체육시설들이 설치돼 있습니다.
직진하면 광주시 동구 선교동으로 내려가고 오른쪽은 만연산과 무등산으로, 좌측은 분적산으로 가는 사거리입니다.
때문에 이곳은 가볍게 걸으며 나들이 나오는 시민은 물론 등산객과 자전거 하이킹, 마라톤 동호인들이 쉴 새 없이 지나쳐 가는 산 정상 만남의 장소인 셈입니다.
지난 10일 가족과 이곳을 찾은 A씨(광주광역시 남구)는 "주말이나 휴일에는 너릿재를 찾는 것이 거의 일상이 될 정도로 이곳 숲길은 편안하게 정비가 잘 돼있다"면서 "올해부터 새롭게 흙길을 따로 만들어 놓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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